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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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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수혜주 5G, 주가는 왜 안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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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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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빌딩 옥상에 통신사 5G 기지국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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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큰 주목을 받았던 5G(5세대 이동통신) 테마주의 수익률이 이전만 못하다. 5G 상용화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통신장비 업체 대부분이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는데, 올해는 지난해만큼 실적 상승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통신장비 지수는 2% 상승에 그쳤다. 본격적인 강세장이 시작되면서 코스닥 지수가 지난달 10.6% 오른 것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이었다.

지난 4월 반등장 이후 5G 통신장비 종목 대부분은 수익률이 하락하거나 박스권에서 보합 흐름을 나타냈다. 통신장비 대장주로 꼽히는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지난달 4.4% 하락했고, RFHIC는 6.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쏠리드의 주가는 7% 내렸고 이노와이어리스와 에이스테크는 각각 1.1%, 0.12% 하락했다. 에치에프알과 서진시스템은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각각 1.39%, 2.08% 상승에 그쳤다. 통산장비 테마주를 모은 ETN(상장지수증권)인 '신한 FnGuide 5G 테마주 ETN'도 0.92% 하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옆으로 기는 모습이다. 오이솔루션만이 9%대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5G 통신장비 종목은 국내 증시에서 가장 '핫'한 테마주였다. 코스닥 통신장비 지수의 지난해 상반기 상승률은 43.03%로 국내 증시 전체 업종별 지수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상업화 서비스를 개시하고 주요 통신사들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신장비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닥 통신장비 업종의 총 영업이익은 216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55%나 급증했다. 실적이 뒷받침하자 주가 상승 속도는 더 빨라졌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과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조정이 이뤄졌고 이후 현재까지 주가는 박스권에 갇힌 양상이다.

올해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언택트'(Untact·비대면)가 새로운 테마로 떠오르면서 언택트의 기반이 되는 통신장비 업종도 다시 주목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아직 주가는 큰 움직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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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무엇보다 올해 통신장비 업종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주가는 실적에 선행해 움직이는데, 지난해 높은 실적으로 인한 '기고효과'로 올해는 지난해만큼 실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가 상승폭도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주가는 전년 동기대비 실적 성장이 가장 높은 시점에 큰 폭으로 상승한다"며 "통신장비 업종의 주가는 지난해 실적 호조가 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는데, 올해 실적 성장폭이 둔화한다면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이같은 우려가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800% 이상 이익이 늘었던 코스닥 통신장비 업종은 올해 1분기 총 124억원의 영업손실로 1년만에 적자전환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통신사들의 투자규모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기대감은 이전처럼 높지 않지만 5G 투자 사이클상 중장기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최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장비 업종 주가의 반등 시그널은 결국 미국 주파수 경매 시점이 될 것"이라며 "(5G 주파수 대역인) 3.5GHz(기가헤르츠) 주파수 경매가 미국에서 7월~ 8월에는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하반기에는 28GHz FWA(Fixed Wireless Access)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통신장비 업종의 실적 눈높이는 하향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5G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해야 한다"며 "특히 유럽에서 코로나19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 과부하가 발생했다는 것은 네트워크 고도화의 필요성을 부각시킨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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