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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삼성으로...뜻밖에 우린 통하나봐, 김종인과 심상정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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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기본소득제 대환영, 삼성·부동산 문제 심각"

김종인 "삼성, 시대 감각에 역행해 지금의 곤욕 치러"

조선일보

미래통합당 김종인(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4일 국회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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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4일 ‘기본소득제’ 도입과 삼성 등 재벌 비판을 놓고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본소득제를 공식 언급한 뒤 정의당을 찾아 심 대표를 만났다. 심 대표는 “김 위원장이 오신다고 하니 언론에서 '통합당에서도 기본소득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많이 묻더라”며 “대환영”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그 동안 통합당은 북한 탓 아니면 대통령 탓만 해서 정책이 끼어들 틈이 없었는데, 김 위원장이 오셔서 진보와 보수를 떠나 실용을 추구한다고 하니까 정책 결정이 가능한 국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하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또 “김 위원장이 '실질적·물질적 자유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듣고 저는 기대가 크다”며 “그동안 통합당이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의 탐욕의 자유, 무한 축적의 자유를 옹호해 왔다. 삼성의 탈법적 자유는 적극 지지하고 삼성 노동자들의 노조 할 자유는 반대했고, 부동산 부자들의 무한 축적의 자유는 지지하고 서민들의 주거 안정의 자유는 외면해 왔다. 그 점 유념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민주 정당은 서로 어떤 방향에서 (국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인가에 대해 경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많은 계층을 포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 경쟁을 안 할 수가 없다”면서 “정상적인 나라라면 정치가 그렇게 흘러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보기에는 이념이 사라진 지 오래인데, 진보다 보수다 하는 논쟁 자체가 국민 생활과 전혀 관계가 없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국민에게 잘 다가갈 수 있느냐를 생각하려면 정당이 정책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심 대표가 제기한 삼성·부동산 등 문제에 대해 “부자들 부동산 가지고 돈 벌려고 하는 자유는 과거 민정당 시절 내가 적극 제지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며 ‘경제 민주화’ 헌법 조항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오늘날 곤욕을 겪는 것도 과거 지나칠 정도로 시대감각에 역행해서 ‘노조 없는 회사’가 능사인 것처럼 하다가 스스로 어려움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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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룹 본관./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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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당이고 기업이고 사람, 시대가 변하고 의식이 변화하는 데 따라가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라가 지금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불평등 문제는 누구나 해소하려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재벌 개혁’은 김 위원장의 지론이기도 하다. 그는 2016년 자신이 지휘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자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그는 같은해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재벌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는 것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즉 반칙과 횡포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며 상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었다.

최근 출간한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도 삼성을 수차례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은 아직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완전히 자기들 손바닥 안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마저 삼성에 허겁지겁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라고도 했다. 이어 “전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당선된 후임 대통령 문재인마저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자 곧장 삼성에 허겁지겁 달려가 ‘우리 삼성에 감사한다’는 말씀이나 하고 있으니”라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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