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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최악의 경제위기에 재계 1위 총수 초유의 구속 위기…재계 “경제 전반에 큰 악재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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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 투자와 고용 등 대형 의사결정에 절대적 역할…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

활발히 진행된 삼성 반도체 투자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급제동 우려

헤럴드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삼성이 그룹 총수의 부재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이 서초동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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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재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국내 재계 서열 1위이자 내로라하는 글로벌경쟁력을 자랑하는 삼성그룹의 총수가 또 다시 구속 위기에 놓이게 된 상황을 참담하게 바라보며,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좁게는 삼성 그룹의 경영 위기는 물론, 넓게는 한국 경제 전반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재계 인사들은 현재의 한국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이 부회장의 신병에 대한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경제는 최악의 국면으로 진입 중인 상태다. 지난 4월 한국의 경상수지는 9년 3개월 만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한국은행은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공식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룹 총수의 존재는 투자와 고용 등의 대형 의사결정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어 성장률의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최근 이 부회장이 국내외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펴오고 있던 터라, 이번 소환으로 위기 극복 행보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가득하다.

실제 이 부회장은 한층 짙어진 사법리스크에도 투자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에서 경영 보폭을 넓혀 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 잘못과의 단절하는 ‘뉴삼성’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이후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논의했으며, 지난달 중순엔 코로나19를 뚫고 글로벌 기업 리더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다시 지난달 21일 평택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용 EUV(극자외선) 라인 신설을 밝히며 10조원 규모의 미래 투자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열흘 후인 지난 1일 약 8조원 안팎에 달하는 평택캠퍼스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투자를 단행했다. 이 부회장은 평택 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하며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 요청에 대한 기업인들의 화답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부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등에서 삼성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며 정부 정책에 부응하려 노력해 왔는데, 결국 총수의 구속 위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데 대한 안타까움과 서운함이 기업인들 전반에 가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에서 유턴 결정을 내려야할 기업에 또 다른 실망감을 안긴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 교수는 “장기간 수사를 해왔는데 증거인멸 자체가 가능하지도 않고, 도주의 위험 또한 없는데 불구속 수사 원칙을 깨면서까지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할 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 경제가 초유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데, 그룹의 총수에 대한 사법리스크 마저 더해지며 삼성은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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