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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폐업수순 싸이월드…미니홈피 모두 지워지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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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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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대에서 싸이월드는 젊은 날의 일기장이자 앨범과 같다. 풋풋하던 젊은시절 일상의 추억과 고민, 그리고 가슴아픈 시련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젊은날의 초상이랄까. 싸이질(?)을 하던 조카와 일촌을 맺으려던 삼촌이 진짜 도토리를 보냈다던 '웃픈' 스토리도 회자된다. 나를 표현하고 지인과 소통하던 창구이던 싸이월드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조짐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최근 경영난이 심화돼 국세청이 사업자 등록을 말소했다. 국세청 사업자 등록에는 싸이월드가 지난달 26일 폐업처리된 '폐업자'로 나온다. 다만 싸이월드측은 인터넷서비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폐업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싸이월드 결국 문닫나?...회사는 "폐업의사 없다" 밝혀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폐업 의사가 없다고 알려왔다"며 "싸이월드 사무실에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사업 의지를 확인하고 향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산하기관 직원을 보내 현장조사를 한뒤 5일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기통신사업법 26조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사업 폐지 예정일 30일전까지 이용자에게 알리고 15일 이전에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과기정통부는 싸이월드가 폐업 의사가 없는 만큼 현재로선 신고 의무가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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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서비스 설명/사진=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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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싸이월드가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 결국 폐업하면 과거 이용자들의 미니홈피에 사진이나 글들이 모두 지워진다는 점. 현행 정보통신망법상 사업자가 폐업하면 개인정보인 데이터를 즉시 삭제하게 돼 있어서다. 백업받지 않으면 자료는 모두 사라진다. 현재 싸이월드의 웹사이트는 유지되고 있지만 로그인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백업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신고없이 폐업하면 당국이 시정명령을 내리고 1000만원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인체가 사라진 경우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과기정통부로서도 마땅한 대처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는 싸이월드의 사업존속이 어려울 경우 개인정보를 이관받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고심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싸이월드가 정말 존속이 가능한지가 핵심인데 조사 결과에 따라 여의치않다면 향후 조치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 소중한 미니홈피는 어떻게 되나

1999년 등장한 싸이월드는 페이스북, 트위터에 앞선 1세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한 때 3200만명이 가입하고 매달 2000만명이 방문하는 국민 서비스였다. 누구나 간편하게 나만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각종 장식기능과 배경음악들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인기를 모았다. 아울러 일촌맺기나 파도타기 등 온라인 소통 기능이 더해져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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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미니홈피 소개/사진=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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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개방형 SNS에 밀렸고 회원정보 해킹 사건과 모바일 전환 실패 등으로 차츰 쇠락해갔다. 싸이월드는 2016년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 대표가 인수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경영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0월엔 사전 공지 없이 이용자들이 접속불가상태에 빠져 논란이됐다. 당시 도메인(사이트 주소) 만료일이 2019년 11월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이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싸이월드는 도메인 만료 기한을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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