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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비하라고 올렸더니… ‘수비형 중견수’ 김호령의 맹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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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KIA 김호령. 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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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야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KIA가 치열한 중위권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려면 2군에서 부상 회복 중인 김호령(28)을 하루빨리 중견수에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시즌 초반 주전 중견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긴급 투입된 ‘멀티플레이어’ 최원준이 불안한 수비를 연이어 보였던 데다, 좋았던 공격력마저 급하락하면서다. 실제로 최원준은 최근 10경기에서 0.200(20타수 4안타) 빈타에 허덕이는 등 시즌 초반 3할대 중반의 고타율에서 급하락, 0.219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득점권 타율은 0.067에 불과했다.

외야 수비에 고민을 거듭하던 맷 윌리엄스 KIA감독은 지난 2일 김호령을 1군에 콜업했고, 김호령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치며 KIA의 상위권 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일 1군 복귀 후 첫 경기 첫 타석에서는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초구 홈런을 치며 강렬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고 이튿날에도 3루타를 신고하며 타격감을 이어갔다. 이어 4일에도 1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쳤다. 4일 현재 김호령은 롯데전 3경기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타율 0.333(12타수 4안타)에 4타점을 올리며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최근 좋은 타격감에 대해 김호령은 5일 인터뷰에서 “동료들이 ‘군대에서 무슨 일 있었느냐’고 묻더라”면서 “다른 일은 없었고 웨이트를 하면서 힘이 좋아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스윙 자세 교정에 대해서는 “예전에 찍어 쳤다면 지금은 올려치는 스윙으로 바꿨는데 효과가 좋아진 것 같다”면서 “이 폼이 제 몸에 잘 맞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복귀 첫 타석 초구 홈런에 대해서는 “(초구를 공략하지 않고) 기다려볼까도 생각했지만 괜히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후회할 것 같아 쳤다”면서 “코스가 조금 애매해서 ‘넘어갈까?’ 싶었는데 넘어갔다. 치고 나서 나도 놀랐다”고 했다.

김호령의 가장 큰 장점은 그간 중견수로서 넓은 수비 범위에 있었다. 시즌 전 자체 홍백전에서도 빠른 발과 타구 판단으로 좋은 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윌리엄스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타격에서도 가능성(19타수 8안타, 2홈런)을 보였지만 허리 통증이 재발하면서 결국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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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1번타자 김호령이 지난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1회 말 선두타자 홈런을 날린 뒤 득점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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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호령은 ‘공격형’은 아니다. 수비는 좋았지만 2015~17년 세 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51에 홈런은 10개에 그쳤다. 가장 높았던 타율이 0.267 정도다. 입대 이후 경찰 야구단에서도 2군 경기에서 타율 0.228(2018년)가 전부였다. ‘반쪽 선수’라는 혹독한 평가까지 있었다. 이런 김호령에게 ‘시즌 내내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해 달라’는 기대는 무리일 수 있다. 주전 중견수 이창진(29)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김호령은 후보로 밀릴 수도 있다. 이창진은 이달 중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호령의 초반 활약은 이창진, 최원준과 더불어 중견수 경쟁 구도를 만들어내며 KIA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윌리엄스 감독도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의 수비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중견수의 첫째 조건은 수비”라며 “김호령은 다이내믹한 선수다. 시즌 전 홍백전에서도 1번으로 기용했고 부상 후 2군 경기에서도 1번 타자였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라고 칭찬했다.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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