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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원구성 '키맨' 박병석 의장 "합의 못하면 의장이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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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이 첫 일정으로 21대 국회 원(院)구성 협상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다. 여야 원내대표를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빠른 시일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의장이 결단을 내리겠다"고 사실상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박 의장은 5일 오전 본회의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같은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오늘 첫날인데 여러 가지로 아쉽다"며 "민생 문제가 대단히 절박하고 국가 위기가 심각하다. 조속한 시일 내에 원구성 협의를 마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장은 "원내대표들께서 여러 사정을 감안해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해 달라"며 "양보하지 않으면 어떤 타협도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소통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길이 있을 것이다. 긴박한 국내 사정을 감안해 '자신이 무엇을 양보할 수 있는지' 검토해 조속한 시일 내 결론을 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장은 공개 회동 말미에 "빠른 시일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의장이 결단을 내리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야당인 통합당은 원구성과 의장던 선거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장을 선출하게 되면 그 의장이 의장 권한으로 야당 의원들까지 상임위를 강제 배정할 수 있다고 반발해 왔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박 의장이 "의장의 결단"을 언급한 것은 형식상으로는 여야 모두를, 실질적으로는 야당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장이 '결단'을 언급할 때,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얼굴을 붉힌 채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의 인사말이 끝난 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려 하자 "한 말씀 드리겠다"고 공개 발언을 자처하고는 "(박 의장은) 의회민주주의 신봉자이고, 어려울 때마다 중재 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많은 분이기 때문에 개원 협상 과정에서도 역할을 기대한다"고 박 의장을 치켜세웠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야당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이전에는 여러 조건을 붙였지만 저희들은 그런 것도 없고, 최소한의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선택은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 운영에서 지금까지 수십 년간 해온 관행, 관행이라고는 하지만 원칙에 가깝다"며 "대승적으로 민주당이 길을 뚫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4년간 국회 운영의 룰(rule)을 정하는 개원 협상을 일방적으로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각 당에서 내정된 의장단에 대해 양당이 별 문제를 삼지 않은 상황인데 국회 개원과 의장단 선출이 상임위 구성과 연계돼서 오늘 야당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 낡은 관행은 과감하게 걷어내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국회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했다. 박 의장이 '빠른 시일 내 합의 불발시 의장이 결단' 발언은 이 바로 다음에 나왔다.

약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이어간 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일요인인 오는 7일 오후 재차 회동을 갖고 원구성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전 대변인)은 회동 결과 브리핑에서 "7일 오후 5시, 의장과 양당 원대대표,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원구성 협상 회동을 갖기로 합의했다"며 "필요할 경우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그 전에 비공식으로 만남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 수석은 이날 회동에서 이뤄진 비공개 대화 내용에 대해 "구체적 상임위가 거론되지는 않았고, 기본적인 양당의 입장에 대해 양당 원내대표가 설명했다"며 "(양측) 입장을 다 들은 다음 박 의장은 '두 당이 내가 무엇을 양보할수 있는가 하는 대목을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프레시안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의장실에서 첫 회동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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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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