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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비말 차단 마스크, 안전할까...전문가들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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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코로나19 환자 접촉 아니면 고위험군도 가능"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자료 없어 평가에 신중

이재갑 "밀폐 공간 착용 가능, 덴탈 마스크 효과"

김신우 "고위험군 可..'비말용' 오래 맞게 쓰는 게 나아"

김우주 "평가 어려워...KF55 수준이면 성능 낮아"

엄중식 "정보 없어 언급 어렵다"

이데일리

비말 차단용 마스크 (사진=식약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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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5일 풀리기 시작한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누가 어떤 경우에 써야 안전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의심환자를 돌보는 경우가 아니면 밀폐된 공간은 물론 어린이·고령자·기저질환자까지 비밀 차단용 마스크 착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입장은 다소 엇갈렸다. 대체로 구체적 정보가 없어 식약처 발표에 대해 언급하기 조심스러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식약처 발표와 비슷한 입장을 취했지만 일부는 KF-55정도의 차단 효과라면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시중에 풀린 첫날 5일 마스크 수급 상황 정례 브리핑에서 비말 차단용 마스크 성능에 대해 “수술용 마스크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며 어린이나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도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월 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발표했던 생활 속 거리두기 기본지침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생활방역 실천지침 자료는 “감염위험성이 있는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는 보건용·수술용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고 돼 있다. 보건용과 수술용 마스크가 함께 취급되고 있고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수술용 마스크와 같기 때문에 고위험군까지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써도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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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약처 입장과 비슷한 견해를 취했다. 이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부적합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덴탈 마스크 수준은 되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써도 된다”며 “공간의 밀폐 여부에 따라 마스크 착용 방법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사들도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를 대할 때는 덴탈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하고 있다”며 “병원내 의사와 간호사들이 모두 쓰고 있는 게 덴탈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재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마스크 두께가 얇아 재사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사용은 권장하지 않았다.

기존 KF-80과 KF-94 등 보건용 마스크는 3~5겹으로 이뤄졌다. 반면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필터와 부직포 2겹으로 이뤄져 두께는 얇아 차단력이 다소 떨어지나 가볍고 숨쉬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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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 차단용 마스크 (사진=식약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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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우 대구 감염병관리지원단장(경북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의료인이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대할 때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시민들이 서로 침을 튀지 않도록 하는 용도에는 효과적일 것”이라며 “고위험군 시민들도 환자를 진료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여름철에 호흡 곤란 등의 문제로 KF-94를 현실적으로 제대로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제대로 오래’ 쓰는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KF-94를 온종일 쓰고 있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꾸 마스크를 손으로 만지게 된다”며 “일반 시민들은 KF-94를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늘 사용하는 것보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잘 사용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필요성과 식약처가 기준을 만들어 공급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다만 “언론 발표만 봤고 검증 자료가 없어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며 “(먼지 차단효과가) KF 55~80%라고 돼 있는데, 55%라는 수준은 만족스럽지는 않은 수치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정확한 성능을 알려면 병원이나 집단 발병 장소에서 비말 감염을 얼마나 예방하는지 필드 테스트(현장 시험)를 해야 한다”며 “현재 이런 검증 자료를 알 수 없어 KF 마스크를 완전 대체 가능한지 얘기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효과에 대해 기자가 문의했지만 “갖고 있는 정보가 없어 해줄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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