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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 시국에, 장차관 휴가가라’…문체부 휴가장려 공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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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44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에 휴가 장려 협조 공문을 발송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여행주간(6월 20일~7월 19일)을 앞두고 범국가적 휴가 문화 정착과 내수 진작을 위한 솔선수범적 조치라는 명분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를 천명한 민감한 시점에 보건 컨트롤 타워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포함해 전 부처 장차관과 기관장들에게 외부 나들이를 공개적으로 부추기는 내용이 담겨 역풍을 맞고 있다.

5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2020 특별 여행주간 부처별 협조 실행계획 협조'안에는 부처별 공통 협조 사항으로 '각 부처 장차관과 기관장 등 연가 사용, 공무원·공공기관 직원 연가 사용 장려' 등 휴가 장려안이 담겨 있다. 오는 20일부터 한 달간 진행되는 여행주간에 부처 장차관, 기관장들과 함께 정부 부처 소속 직원들이 연가를 적극 사용해 달라는 주문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건 '기관별 보유 온·오프라인 매체 활용 홍보 협조' 항목이다. 문체부는 여행주간 한 달간 소속 공공기관 건물 외벽과 정문에 여행주간 홍보 현수막까지 걸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나주 한국전력 건물과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물 등은 따로 특정해 예시까지 들었다.

공문을 받은 개별 부처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산발적 감염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속속 터져나오는 민감한 시점에 자칫 정부가 나서 2차 확산을 부추긴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별 부처가 가장 민감해 하는 건 건물 외벽 옥외광고 요청이다. 혹시라도 여행주간 기간 관내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행사를 주관한 문체부가 아니라 해당 부처가 코로나19 확산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덮어쓸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국민에게는 거리 두기를 강조하면서 정부가 나서 휴가를 독려하는 건 이율배반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문체부는 문체부대로 할 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장시간 지친 국민이 눈치만 보며 선뜻 나들이에 나서기를 꺼리는 분위기 속에 내수 진작을 위해서라도 '나들이 모멘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문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코로나19 2차 확산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지만 (국민이) 언제까지 발이 묶여 지낼 수는 없다"며 "여행주간을 기점으로 사회적인 터닝 포인트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 전문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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