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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해병대 출신 순천낙안면장, 임기 못채우고 왜 사표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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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신길호 순천시 낙안면장이 주민들을 상대로 시 행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순천시에서 전국 최초로 공모한 개방형 직위형태의 민간인 동·면장 실험이 숱한 갈등을 남긴채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순천시는 5일 “지난달 27일 사의를 표명한 신길호 면장에 대해 공무원 의원면직 제한사유 확인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이달 내 사직 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2018년 7월 취임한 허 시장은 전국 제1호 개방형 민간인 동·면장제를 도입하고 해병대 장교출신인 신길호 면장을 임명했다. 시청 신길호 도로과장과는 동명이인이다.

당시 장천동장 공모에는 ‘적격자 없음’을 이유로 일반공무원 임용으로 회귀했지만 낙안면장은 민간인을 작년 1월2일자로 위촉, 자치분권의 새로운 농촌행정 모델로 전국의 주목을 받았다.

신 면장은 국비공모를 통해 선정된 ‘생활SOC복합화 사업’ 추진을 위해 ‘동교저수지’ 둑아래에 ‘낙안면 생활문화센터’ 부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지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주민들과 갈등을 빚다 “시정에 부담주기 싫다”며 끝내 면장직을 자진 사퇴했다.

전국 첫 개방형 민간인 면장으로 관심을 받았던 신 면장은 재임용을 거치면 최대 5년까지 면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지만, 1년5개월만에 사퇴해 사상초유의 민간인 면장 실험은 성공하지 못했다.

동장·면장의 경우 대개 30년 안팎 경력의 지방사무관(5급)이 맡아오는 것이 일반적으로, 성과를 중시하는 민간기업 출신 신 면장이 의욕이 앞선 나머지 주민들과의 관계설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신 면장은 전국 최초 면단위 30년 종합계획 수립, ‘꿈지락 작은도서관’ 건립, 마을기업 육성, 낙안면 생활문화센터 공모유치 등 많은 성과도 보여줬다는 점에서 외부공모제를 실패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시에서는 공석으로 남게 될 후임 낙안면장에 당분간 민간인 면장 대신 내부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사퇴를 만류했지만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해 그분의 의사를 존중해 사직서를 수리키로 했다”며 “그동안 시골마을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소통하면서 많은 성과를 냈지만, 일부 주민과의 사소한 의견차이가 갈등으로 번지고 시달리다 면장수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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