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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회 ‘반쪽 개원’… 177석 힘으로 밀어붙인 巨與 [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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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퇴장 속 첫 본회의 / 주호영 “여야 합의 없었다” 비판 / 김태년 “국회법 정한 절차 지킬것” / 제1야당 없이 박병석 의장 선출 / 6일 원구성 협상 회동 갖기로

177석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5일 21대 국회 개원을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반대 속에 강행했다.

세계일보

항의하고 나가는 통합당 의원들 21대 국회가 5일 제1야당의 불참 속에 ‘반쪽 개원’했다. 이날 오전 열린 첫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여당의 개원 강행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여야 정당이 참석한 가운데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했다. 국회의원의 임기 개시(5월30일) 후 7일째 본회의를 열도록 규정된 국회법에 따라 정시 개원이 이뤄진 것이다. 2004년 6월5일 17대 국회가 정시 개원한 지 16년 만이다.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이 의장단 선거 직전 여야 합의 없는 본회의 강행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해 이번 정시 개원은 첫 본회의부터 파행하는 등 ‘반쪽 개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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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사진행발언에서 “여야 간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 수가 없는 상황이고 오늘 회의가 적법하지 않다”며 “20차례 개원 국회 중 1967년 7월 10일 단 한차례만 단독 개원이 있었다”고 민주당의 개원 강행을 비판했다. 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한 뒤 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범여권 정당과 국민의당, 무소속 의원들은 국회의장 선출 표결을 진행, 민주당 박병석 의원(6선)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박 신임 의장은 총 투표 수 193표 중 191표를 얻었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에는 김상희 의원(4선)이 188표 중 185표를 받았다. 이로써 김 의원은 의장단에 선출된 첫 여성 의원이 됐다. 통합당 몫의 부의장은 정진석 의원으로 내정됐지만 이날 투표는 진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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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첫 본회의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의장은 선출된 후 인사말에서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를 언급하며 “국민은 정치인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며 “21대 국회는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과 단호히 결별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은 21대 국회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민주당은 상임위원회 구성 협상부터 밀어붙일 태세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18개 상임위원장 표결 선출 가능성에 대해 “국회법이 정한 절차가 있다. 법을 지키도록 하겠다”며 상임위원장 독식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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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하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은 여야 상황이 정반대였던 18대 국회 당시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18대 국회 때 여당인 한나라당이 172석을 차지하였고, 민주당은 81석이었지만, 상임위를 한나라당이 11개, 민주당이 법사위를 포함하여 6개로 합의했다”며 “의석비율로 치면 한나라당 12개여야 했지만 민주당에 1개 더 양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17대 국회 당시 여당이 법사위를 양보했으므로,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서 야당이 법사위를 가져와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통합당) 이야기와 다름없다”며 “민주당이 야당 시절 자신들의 주장을 뒤집고 과거를 부정하는 것은 오직 입법권한을 독점하기 위한 모순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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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신임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 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뉴스1


박병석 의장과 민주당 김태년,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21대 국회 원구성 법정시한 전날인 7일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원구성 협상 회동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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