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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류’ 대선후보에서 파면위기까지…대만 ‘친중파’ 한궈위 [월드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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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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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궈위 대만 가오슝시 시장 사진 한궈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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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韓流·한궈위 인기)’ 열풍을 일으키며 대선 후보에 올랐던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시장 자리마저 위태롭게 됐다. 한 시장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소환 투표가 6일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루 앞둔 5일 소환 투표를 주도한 시민단체는 ‘파면 지지 10만 시위’를 진행하면서 투표를 독려하고, 한 시장은 정치적 공격이라며 투표 불참을 호소했다.

5일 대만자유시보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위캐어(Wecare)가오슝’은 소환 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 오후 7시30분(현지시간)부터 대규모 투표 독려 및 파면 지지 시위를 연다. 이들은 한궈위가 시장에 당선된 직후 대선에 나가 가오슝 시정을 방치했다면서 소환 투표를 주도한 단체다. 이번 소환 투표를 통해 한 시장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면서 민주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묶고 참여하자고 호소했다. 주최 측은 10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만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 낮은 정치인이던 한궈위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30년 ‘텃밭’이던 가오슝의 시장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중국국민당(국민당)의 간판 주자로 떠올랐다. 대권 도전에 나선 직후 한궈위의 지지율은 차이 총통을 압도했지만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대만 내 반중 정서가 급속히 고조되면서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또 시장 당선 2개월 여 만에 대선에 도전하면서 시정을 방치했다며 가오슝 내 민심도 악화된 것도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1월 대만 대선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게 패배한 후 가오슝시장으로 돌아왔지만 “제대로 된 사과가 없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결국 그는 지난달 18일 “매우 매우 잘못했다”, “최고 수준의 사과를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한 시장이 실제로 파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빈과일보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한 시장 파면 찬성 비율(65%)은 반대 비율(20.4%)을 44.6%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투표에서는 파면 찬성이 반대보다 많고, 파면에 찬성한 이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인 57만4천996명을 넘으면 한궈위가 시장직을 잃게 된다. 만일 파면 결정이 나오면 한 시장은 대만 역사상 유권자들에게 소환된 첫 지방자치단체장이 된다.

한 시장이 결과에 승복해 파면이 확정되면 6개월 이내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한 시장이 투표 결과에 불복해 선거 소송을 내면 법원이 6개월 안에 최종 판단을 내린다.

한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소환 투표가 정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투표에 불참해달라고 지지층에 호소했다. 그는 파면안에 대한 답변서에서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없고 근심도 공포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치러지며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 검사를 거쳐 손 소독을 한 후 입장할 수 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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