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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전 靑 특감반원 "유재수 휴대전화에 정권 실세가··· 천경득이 더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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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감반원들, "유재수 감찰 더 했어야··· '빽' 좋은 것 알았다" 증언

조국 변호인 측은 유재수 사표로 감찰중단 지시 필요 없다고 지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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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5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이른바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재판에 출석,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감찰하며 정권 ‘실세’임을 짐작할 정황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인걸 특감반장이 감찰 중단을 지시 받으며 언짢아했다며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반면 조 전 장관 등의 변호인들은 당시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내서 감찰 중단을 지시할 필요가 없었고, 특감반원들도 감찰이 사실상 끝난 걸로 인식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반박에 나섰다.

전직 청와대 특감반원 이모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속행된 조 전 장관 등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이 공개한 조서를 보면, 그는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텔레그램에서 비위 관련 사항 외에도 정부의 핵심 인사들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부시장의 텔레그램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김경수 경남도지사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는 게 이씨의 진술이다.

이씨는 “유재수보다 천경득이 더 두렵다. 천경득은 문재인 캠프 인사담당으로 예산은 천경득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었고, 인사에도 적극 관여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을 걸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된 이후 자신에 대해 ‘우병우 라인’이라는 등 음해성 투서가 있었다고 했다.

역시 증인으로 출석한 전직 청와대 특감반 ‘데스크’ 김모씨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비위를 더 감찰했어야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유재수가 엄청 ‘백’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며 “당사자는 병가를 내고 사라진 사이 위에서 그만하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낸 후 금융위원회에서 명예퇴직하고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간 데 대해서도 “감찰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명예퇴직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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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조 전 장관 등의 변호인들은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냄에 따라 감찰이 종료됐을 뿐 무마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변호인들은 이씨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이 사표를 낸다고 해서 감찰이 사실상 종료된 걸로 인식했으며, 사표 수리 자체가 사실상 해임 바로 아래 징계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증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감찰 중 사표 받는 경우가 있으니 ‘아 이렇게 끝나는구나’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인걸 특감반장이 감찰을 없던 걸로 처리하려는 뉘앙스로 하려는 걸로 보이는 얘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 측은 김씨를 상대로 특감반원의 문서가 공식적으로 장부나 파일 등으로 보관되지 않으며, 실적을 기재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관계기관에 감찰 결과를 이첩할 때도 정식 공문이 아닌 구두 통보 등 비공식적 형식을 취한다는 점도 물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들이 법정에서 증언하기 전에 검찰을 방문해 자신의 진술조서를 확인한 사실이 불거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판 중 “증인이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사실에 가서 다시 진술을 확인하는 것이 허용되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증인들이 원하면 종종 있는 일이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 측은 “조사를 마친 사람이 법정 증언할 내용에 관련해 검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적법하느냐는 문제”라며 “사건 자체를 리마인드시키는 것은 명백히 공판중심주의에 반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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