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마스크 미착용 체포 뒤 사망”…‘멕시코판 플로이드’ 와글와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들끓는 가운데,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공권력 남용 사례가 드러나 공분이 일고 있다.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4일(현지시간) 지난달 4일 건설노동자 조바니 로페스(30)가 멕시코 서부 과달라하라에서 경찰에 체포된 뒤 이튿날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밝힌 공식적인 체포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체포 당시 영상을 보면 ‘마스크 미착용’이 이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에는 여러 명의 경찰관이 로페스를 거칠게 제압해 경찰차에 태우는데, 당시 옆에 있던 가족들은 이에 항의하며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왜 체포하느냐” “마스크를 안 썼다고 그러는 것이냐”라고 따지는 장면이 들어 있다.


이렇게 체포된 로페스는 단 하루 만인 지난달 5일 싸늘한 주검이 돼 가족 품에 돌아왔다. 사인은 외상성 뇌 손상으로 체포 이후 구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유족이 체포 당시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알려졌고, 미국의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맞물려 멕시코 전역에서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로페스 사망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징계를 받거나 수사를 받는 경찰은 아직까지 단 1명도 없다. 경찰과 시장이 유족에게 “돈을 줄 테니 영상을 공개하지 말라”고 회유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영상이 퍼지자 소셜미디어에는 ‘#조바니에게 정의를’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분노의 게시물들이 줄기차게 올라오고 있다. “고작 마스크를 안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맞아 죽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멕시코 출신의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토로 등 유명인들도 해시태그를 붙이는 등 동참하고 있다. 과달라하라에선 거리 시위도 벌어지는 등 분노는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다.

헤라르도 솔리스 할리스코주 검찰총장은 “과도한 공권력 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도 “로페스가 단순히 마스크를 쓰지 않아 체포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체포의 직접 사유가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