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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영상] "밀어버려" 美경찰, 피흘리는 노인 방치한 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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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또 불거졌다. 이번엔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항의 시위에 참여한 70대 노인을 밀쳐 다치게 했다. 해당 경찰관들에 '정직 처분'이 내려졌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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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 뉴욕 버팔로에서 75세 노인 마틴 구지노가 경찰의 손에 밀려 뒤로 넘어졌다. 그의 귀 부위에서 피가 흘렀지만 경찰은 그를 방치했다. [WBFO영상 캡처=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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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 진압 경찰이 75세 노인 마틴 구지노를 땅바닥에 밀쳐 넘어뜨려 머리를 다치게 했다. 바닥에 넘어진 구지노의 귀 부위에서 피가 흘렀지만, 경찰들은 그를 방치했다.

당시 상황은 미 공공라디오방송국(WBFO) 소속 기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구지노가 경찰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누군가가 “밀어버려”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두 경찰관이 손으로 구지노의 가슴을 밀었다. 구지노는 뒤로 밀려 넘어졌고, 귀 부위에서 피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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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주 버팔로 경찰이 시위현장에서 75세 노인을 손으로 밀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있다. 경찰은 넘어진 노인을 그대로 방치하고 지나갔다. [WBFO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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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찰관이 구지노의 상태를 살피려고 몸을 숙였지만 다른 경찰관이 제지한 뒤 몸을 잡아끌고 가버렸다. 구지노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뇌진탕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기자가 이 영상을 SNS에 올리며 거센 비판이 일었다. 특히 지난달 31일 미국 시카고 경찰이 흑인 여성을 '목 누르기'로 제압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판 목소리는 더 거세지고 있다.

ABC방송에 따르면 시카고 주민 미아라이트(25)는 가족과 함께 쇼핑을 위해 차를 몰고 브릭야드몰을 찾았다가 경찰관에게 제압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트는 "쇼핑몰에 도착하자 경찰관들이 차를 둘러싸고 곤봉으로 창을 깼다"며 "경찰관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끌려 나와 바닥에 패대기쳐졌다. 경찰관은 무릎으로 목을 눌렀다"고 말했다. 라이트 가족은 경찰을 대상으로 진상 조사를 촉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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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주 버팔로 경찰이 시위현장에서 75세 노인을 손으로 밀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있다. 경찰은 넘어진 노인을 그대로 방치하고 지나갔다. [WBFO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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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하라” vs “부당하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버팔로 경찰은 구지노를 밀친 두 명의 경찰에게 무급 정직 처분을 내렸고, 검찰은 형사 책임을 조사 중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본 품위와 인간성을 혼란스럽게하는 행동”이라며 “정당화될 수 없고 영예롭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법을 집행해야지 남용해선 안 된다”며 해당 경찰의 파면을 촉구했다.

반면 미 경찰들은 해당 경찰의 ‘정직 처분’에 반발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5일 해당 경찰관 동료 57명은 시위대 긴급 대응 업무를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일을 관두겠다는 것은 아니다. 경찰관 노조 측은 부경찰청장으로부터 광장을 정리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이다. 해당 경찰들도 그저 자기 일을 한 것으로 정직은 부당한 처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 '목 조르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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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의미로 열린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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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항의 시위가 격화하자 미 당국은 한발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5일 시위대 진압을 위해 워싱턴DC 인근에 집결했던 군 병력이 복귀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워싱턴DC 인근에 배치된 병력을 기지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소한의 병력은 여전히 배치해 경계태세는 유지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는 경찰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는 조항이 법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시 협상단은 이날 주 정부와 이같은 조항에 합의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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