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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간호 참전용사' 첫 참배한 문대통령 "우리 자랑스러운 간호 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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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 간호장교 용사 첫 참배

9.19 남북군사합의로 발굴돼 가족품 돌아온 남궁선 이등중사 묘역도 참배

"유족들께서 유전자 제공해주셔야 돌려보내드릴 수 있다"당부

임관 후 대구 달려가 코로나와 싸운 이혜민 소위와 함께 참배

"앞으로 女육군참모총장, 합참의장도 배출될지도...목표로 열심히" 격려도

CBS노컷뉴스 김동빈 기자

노컷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故 김필달 대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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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6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故 김필달 대령(간호장교)과 화살머리고지 국군 전사자 고 남궁선 이등중사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통령이 간호장교 출신 현충원 안장자와 화살머리고지 전사자 묘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 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한 뒤 묘역을 참배했다.

고 김필달 대령(1933~2015)은 6.25전쟁과 월남전에 간호장교로 잇따라 참전했다. 1966년 화랑무공훈장을 받고, 1977년에는 제 15대 간호병과장이 됐다.

고인은 특히 1971년 임진강 유역 DMZ(비무장지대)에서 북한 무장공비와 교전, 적의 집중사격으로 중상을 입었던 유호철 대위를 특별히 보살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묘역에 참배한 뒤 고인에 대해 "우리 자랑스러운 간호장교들의 선배시고, 귀감이 되시는 분인데, 평생을 홀로 사신 거예요?"라며 "유족들이 오시지 못하는 묘비는 어떻게 하나, 기념일에 꽃도 맞춰드리나?"라고 챙기기도 했다.

참배에는 정의숙 국군간호사관학교장, 이날 국가유공자 증서를 받은 국군간호사관학교 제1기 이현원 예비역 중위, 국기에 대한 경례문 낭독자인 간호사관학교 60기 이혜민 소위가 함께했다.

특히, 이 소위는 6.25참전 용사의 손녀로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 직후 임관과 동시에 코로나19 사태와 싸우기 위해 대구로 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참배 후 이 소위에게 "그 고생하시고 끝나고 난 뒤에도 또 2주간 자가격리하는 고생을 또 하셨네요"라며 위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 소위에게 "앞으로 여성 육군참모총장, 합참의장도 배출될는지 모르죠. 자, 그 목표로 열심히 하십시다"라며 격려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고 남궁선 이등중사의 묘비에도 헌화했다.

남궁선 이등중사는 1953년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했다. 지난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로 비무장지대의 유해발굴이 가능하게 되면서 지난해 5월 발굴될 수 있었다. 발굴 유해 중에서도 133번째 신원확인자였다.

노컷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故 남궁선 이등중사 묘역을 찾아 유족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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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우리 유족들께서 유전자를 제공해 주신 덕분에 거기서 신원확인을 할 수 있었다. 유해유족 유전자가 제공돼야 신원확인된다"며 "유족들이 유전자 제공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족들에게 문 대통령은 "늦었지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위로했다. 이에 유족들은 "돌아가신 분 원도 한도 없으실 거예요. 너무 감사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제 65주년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1951년 7월 양구에서 전사한 고 임춘수 소령의 딸 임욱자씨가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낭독해 가슴을 울렸다.

전사 당시 가슴에 품고 있던 가족들의 사진과 부치지 못한 편지에 대해 70년 만에 보내는 답장이다. 고 임 소령의 편지는 이날 행사에서 공개됐다.

임욱자씨는 "아버지는 무더웠던 전장에서 쓰러져 가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 왼편 깊숙히 옥자의 돌사진과 못다 보낸 편지를 품고 계셨다"며 "남들은 모두 아버지를 영웅이라 말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딸밖에 모르고 가족을 많이 많이 사랑하는 그런 평범한 아버지였다"고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이어 임씨는 "하늘에 경포대 같은 곳이 있을까요?"라며 "아빠. 우리 다시 만나면 맑은 물에 함께 발도 담그고 물장구도 치면서 재미있게 놉시다"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임씨가 단상에서 내려오자, 일어나 임씨를 직접 맞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임 소령의 편지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조국을 지키는 힘이라는 것을, 따님의 답장은 호국 영웅이 '가족을 많이 사랑한 평범한 아버지'였음을 알려준다"며 "6·25전쟁이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에 닿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임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만들기 위해 더욱 강한 국방, 더욱 튼튼한 안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역사에 새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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