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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美 “한국, 수십 년 전에 美中 사이 어느 편 설지 이미 선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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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미대사 “미중 사이 선택” 발언에 논평

이례적 논평에 “미중 경쟁 심화 속 불만” 분석도

크라크 美 국무부 차관은 EPN 참여 재차 요구

헤럴드경제

[일러스트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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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미국 국무부가 “한국은 어느 편에 설지 이미 수십 년 전에 결정했다”며 미중 갈등 사이 한국의 태도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특히 최근 이수혁 주미대사가 공개적으로 “한국은 이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한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6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며 최근 이 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은 우리와 중국 중 한쪽을 택할 것을 국가들에 요구하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던 미 국무부는 “한미 동맹은 강력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지적했듯이 우리는 한국과 좋은 파트너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한 최근 우리의 협력은 동맹의 힘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외교 관례에 따라 동맹국의 외교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논평을 자제했던 미 국무부가 이 대사의 발언을 직접 지적하고 나선 것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미중 경쟁이 심화된 상태에서 이 대사의 발언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3일 현지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 스스로 양국택일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과거 자기예언적 프레임에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가둘 필요는 없다”며 미중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개별 사안에 따라 정부의 입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한국의 선택이 이미 이뤄졌다”고 언급하는 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우리 정부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좁아진 모양새다.

한편,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전날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경제 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상을 포함해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국제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한국에 EPN 구상을 이미 설명하고 참여를 요청했다”고 직접 밝혔던 크라크 차관이 다시 우리 정부에 관련 입장을 요구하며 우리 정부에 대한 미국의 EPN 참여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크라크 차관의 입장 설명에 대해 “양측은 앞으로 이에 대해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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