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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v자 반등’ 이끌어낸 동학개미…이제는 '탐욕'과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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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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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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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학개미'가 이겼습니다. 자금력과 지식으로 무장한 스마트 개미는 코로나19(COVID-19)로 초토화된 주식시장에 진입해 싼 가격에 좋은 종목들을 대거 사들였고, 이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시장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시장의 바닥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 개미들은 시장의 그 누구보다 빠르고 대담하게 움직였습니다. 앞으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개인들의 움직임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코스피가 2200선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거의 회복한 셈입니다. 시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로 그렸던 'V자 반등'이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한 시장 관계자는 "유동성의 위력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강할 지는 몰랐다"며 "돈의 힘 앞에서 밸류에이션(주가 고평가 여부)이나 기업 실적은 별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동성의 힘은 증시 거래대금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코스피의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6조5486억원이었는데, 2019년 4조9926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하루 거래대금 규모가 3~4조원 수준에 그쳤던 날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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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초부터 일일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더니,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 중순 이후부터는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4일까지 올들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1508억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코스피가 지난달 말 2000선을 회복한 이후 일일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지 않은 날은 단 하루(6월1일 9조8397억원)에 불과했습니다.

거래량(거래대금)을 살피는 것은 중요합니다. '거래량으로 투자하라(Investing with volume analysis)'의 저자 버프 도르마이어는 증시에서 거래량이 실체이고, 주가는 그림자라고 주장합니다.

거래량은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시장의 능력을 나타내는 가장 진실하고 믿을 만한 지표이며, 거래를 활성화시키지 못하는 시장은 오래 존재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거래량이 '시장의 연료'라는 그의 주장은 타당해 보입니다.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우리 증시도 바닥에서 '이륙'에 성공했으니까요.

거래량과 함께 늘고 있는 다른 수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입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3일 11조4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가 11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12일 이후 406거래일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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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의 원천입니다.

일단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산 뒤 주가가 올라 수익이 나면 대출 원리금을 갚고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일정비율 하락하면 증권사는 투자자의 해당 주식을 기계적으로 팔아버리는 '반대매매'에 나섭니다. 이때 투자자는 큰 손실이 불가피한데다 높은 이자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결국 리스크가 높은 신용거래융자의 잔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한 베팅이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코스피가 2200선 앞까지 치솟다보니 일각에서는 주가가 떨어져야 할 구실을 찾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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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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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장 지표는 증시가 '탐욕' 스럽다고 진단합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공포' 단계에 있었는데, 정말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참고로, 지난 3월 '패닉 셀링'이 나타났을 당시 이 지수는 바닥(0)에 거의 붙을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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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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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이겨낸 동학개미가 '탐욕'이란 강적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하길 기대합니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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