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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G11’ 한국 참여가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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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안에 한국과 호주, 인도는 수락했다. 러시아는 중국을 핑계로 판단을 유보했다. 영국과 캐나다는 러시아 가입에 반대, 일본도 한국 가입에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G7'을 'G11' 이나 'G12(4개국 외에 브라질 추가)'로 확대하는 것에 대한 각국의 현재 반응이다. 트럼프는 왜 제안을 했고, 여기에 한국은 왜 포함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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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한국 높아진 위상 반영

전 세계 발생 환자 700만 명, 사망자 40만 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전 세계 모범으로 평가된다. 지금도 각국에서 한국 '따라 배우기'가 한창이다. 이처럼 높아진 한국의 위상이 트럼프 제안에 반영됐을 게 분명하다.

물론 경제력 기준으로 'G7'을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한국이 포함됐을 거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레 'G11' 확대를 제안하고, 거기에 한국을 초청한 것이 이 '경제력'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궁극적으로 국제 질서 '새 판'을 짜고 싶은데, 그곳에 한국이 꼭 필요하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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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확대' 미국은 왜?

위 지도에서 보듯이 미국의 의도는 분명하다. 중국 포위 전략이다. 트럼프는 신냉전으로 치닫는 미·중 관계에서 'G7'을 'G11'로 확대하는 방법으로 중국을 더 압박하려는 거다. 이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외교안보전문가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외교, 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중국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G11에 한국과 인도, 호주, 러시아를 포함해, 외교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또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에서 한국 참여는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16개국 참가 메가 FTA), 한·중·일 FTA 등에 모두 참여하는 나라로,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팽창을 저지하는 데 꼭 필요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도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에 포함돼 있다.

한국이 실제 G11 회원국이 됐을 때 미국의 의도대로 행동할지는 모르는 문제다. 다만 트럼프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아시아 국가를 포함하는 방법으로 G7 회의 때마다 사사건건 다투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영향력 감소를 노리고, 대아시아 영향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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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중국, '국익' 엄포 놓으며 견제

미국의 의도가 이럴진대 중국이 가만히 있겠는가?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한국 등을 포함해 G7 확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중국을 겨냥한 '당파(小圈子·배타적 집단)'를 만드는 건 인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관련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관련국의 이익" 이는 보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중국은 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미국 편에 선 호주에 대해 지금 관세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도 사드 보복 경험이 있다.

트럼프의 구상이 실제 이뤄진다면 중국 처지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때문에 미국이 그런 거 처럼 중국도 한국이 절실히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에게 선택을 강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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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략적 위치에 설 기회"

청와대는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국제 체제에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G7은 낡은 체제로, 현재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국제 정치의 또 다른 이름은 갈등"이라면서 "갈등을 해소하고 조정하는 것이 국제 정치인데, 갈등의 중심에 있다는 거는 국제 정치의 중심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의 행위자가 되느냐, 정치의 대상이 되느냐는 천양지차다. 그 중심에 들어가는 거 자체가 한국엔 큰 기회라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한국이 국제 정치의 중심에 들어가는 순간 '세계 리더국가'로서 발언권이 생긴다. 새로운 질서에서 중국의 처지를 대변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을 우리 국익 관점에서 압박할 수도 있다. 사드 때와 달리 우리가 전략적 위치에 설 수 있다. 양날의 칼을 어떻게 쓰느냐는 것은 순전히 우리 국익에 달린 문제다.

'G11'확대가 트럼프의 의도대로 진행될지는 아직 모른다. 가입국 확대는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불가능한 일인데, 영국과 캐나다는 러시아 가입에 대해 벌써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G7 회의의 절반이 러시아 문제"라면서 "(러시아가) 무엇을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 가입은) 상식 문제"라고 밝혔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도 4일 "회원국의 동의와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는 분명히 우리가 여전히 들여다보고 논의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G11' 확대는 연말까지 국제 정치의 뜨거운 이슈일 게 분명하다. 우리도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 틈에 낀 약소국이라는 '패배주의적 사고'로 우리 위상을 깍아내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에 우리의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다. 양국의 줄세우기을 어떻게 할 거냐는 수세적 사고 보다, 우리 국익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을 줄 세울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G11 한국 참여가 반가운 이유다.

안양봉 기자 (beeb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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