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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 美 인종차별 시위서 백인과 흑인 사이에 낀 '동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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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 사건 현장 함께있던 아시아계 경찰관 기소

같은 유색인종이면서 수수방관한단 이유로 흑인 미움받아

백인과 흑인 사이에 낀 동양인들...이중 차별에 시달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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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현장에 아시아계 경찰관이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흑인들의 분노가 동양인들에게도 번지고 있습니다. 같은 유색인종이면서도 인종차별 문제에 늘 수수방관하며 백인 지배를 공고히 하는 앞잡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백인과 흑인 인종갈등 사이에 낀 동양인들에게는 더 심각한 이중 차별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 플로이드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아시아계인 토우 타오 경찰관은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다른 동료들과 함께 2급살인 공모 및 방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사건현장에서 민간인들의 접근을 막았고,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조르고 있던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행동을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고 비판받고 있죠. 흑인들은 타오 경찰관의 방조행위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공통적인 모습이라고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같은 유색인종이면서도 언제나 백인 편을 들고 시위가 발생해도 수수방관하며, 백인의 지배체계를 따르는 앞잡이라는 비난이죠.


이에따라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해진 동양인 차별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에서도 미국 각지의 한인타운을 비롯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폭력사태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백인과 흑인, 두 인종에게 이중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상황이죠. 표면적으로는 인종차별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흑인들이 백인들의 과거 인종차별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여 답습하면서 발생한 일로 보여지지만, 이보다 훨씬 복잡한 사회적 문제들이 숨어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 내에서 인종문제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변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종별 경제적, 사회적 격차를 따져봤을 때 백인이 흑인보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생존할 확률이 약 5배 높다고 집계했죠. 동양인들은 흑인보다 2배정도 생존률이 높을 것으로 계산됩니다. 흑인들보다 숫자도 훨씬 적고, 이민역사도 짧은데도 미국사회 지도층에 진입하기 시작한 동양인이 그만큼 많다는 것인데요.


이 부분은 흑인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동양인들의 미국 이민이 시작된 것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엽으로 이미 17세기부터 미국에 강제이식된 흑인들보다 훨씬 늦게 들어왔습니다. 초창기 동양인 이민 1세대는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허드렛일을 하거나 농장에서 노역하는 처지로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흑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지금은 큰 차이가 생겨나게 됐죠. 교육열이 높고 체제 순응도가 빠른 동양인들이 흑인보다 재빨리 백인사회에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흑백간 인종갈등 못지 않게 흑인들과 동양인들의 갈등도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미국 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을 비롯해 흑인과 동양인 이민자가 많은 지역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죠. 역으로 중국 광저우에서 발생한 흑인 폭행문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 들어온 흑인들이 철저한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는 것도 양자의 갈등을 더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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