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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레이더P] 김종인 `기본소득 검토` 꺼내자 국회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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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원욱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기본소득' 언급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 김이 나는 빵을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다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느냐"며 "이런 가능성을 높여줘야 물질적 자유라는 게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기본소득 논의 필요성을 말했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국가 재정이 어떻게 뒷받침할 수 있을지 먼저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인들은 최근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반응은 두 가지. 견제하거나 환영하거나로 나뉜다.


1. 민주당, 환영하면서도 긴장


더불어민주당은 진보 이슈인 '기본소득'을 통합당이 선점할까 견제하는 눈치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 글에서 "증세 없는 기본소득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재정적자를 계속 감수할 수도 없다"며 "표를 얻기 위한, 정당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포퓰리즘이 아니라면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자"고 했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기본소득에는 진보적 버전 말고도 보수적 버전이 있다"며 "(보수적 버전은) 기존의 복지를 줄이고 국가를 축소해 그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지원한 후 사회보장서비스를 시장에서 구매하도록 하자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들고나온 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우려하는 것은 이 때문으로, 이런 보수적 개념으로 논의를 잘못 끌고 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이 확실히 이슈를 던지고 선점하는 능력이 있다"며 "177석을 가진 여당이지만 김 위원장의 이슈 선점에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 정의당 "대환영"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4일 김 위원장이 심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통합당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나온 데 대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그동안 통합당은 두 가지를 했는데 하나는 북한 탓이고 하나는 대통령 탓"이라며 "정책이 끼어들 틈이 없었는데 김 위원장이 와서 진보·보수를 떠나 실용을 한다고 하니 정책 경쟁이 가능한 이슈"라고 언급했다. 이어 "통합당이 불평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나라가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상황에 부닥쳐 있어 정당에 있는 사람 누구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3. 국민의당 "K-기본소득 검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사회가 기본소득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며 "기본소득은 국가의 기본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중대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을 얼마나 줄 수 있는가 경쟁이 되면 나라를 파탄의 길로 이끌 수도 있다"며 "사회 불평등이 존재할 때 정부의 가용 복지 자원이 어려운 계층에게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롤스의 정의론에 입각해 K-기본소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기본소득과 관련해 위원회(당시 국민의당 혁신준비위원회) 구성원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정책 어젠다에 넣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안 대표도 청년 기본소득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4. 기본소득당 "여야 원내대표와 논의하고 싶다"


4·15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 전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해 당선됨에 따라 원내 정당 지위를 갖게 된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은 '월 60만원 기본소득 지급'을 주장해왔다.

용 의원은 지난 1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서 "각 당에 기본소득을 주장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도 저희가 선거연합정당을 같이했는데 기본소득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특히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나서 기본소득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현재 국회 기본소득연구모임도 준비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5. 시대전환 "반대할 이유 없다"


용 의원과 마찬가지로 시민당에 참여해 당선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월 30만원의 기본소득'을 1호 공약으로 제안했다.

조 의원은 지난 1일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사람 입장에서 기본소득을 보수우파라고 불리는 분들이 받으면 좌파가 반대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보수의 가치 중 하나가 정책적으로 보면 재정건전성 아닌가"라며 "(기본소득은) 개인의 일하고 싶은 동기를 살리고 기업의 기업가정신을 부추기는 것이다. (통합당이) 이런 것들을 감안한 기본소득이 무엇인지를 고려하려 하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한 충돌적 개념이지만 보수가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맞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유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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