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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출퇴근 시간 20분 이내로’…SKT의 실험은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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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세미나서 결정

분당·판교·마포·종로 ‘거점 오피스’

일산·송파·강남·강서 등으로 확대

본사 아닌 거점 오피스로 출퇴근

거점 오피스 재택근무자한테도 유용


한겨레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사옥 수펙스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내용의 세미나를 주재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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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텔레콤(SKT)이 서울 을지로 사옥에 집중돼 있던 직원 일터를 서울 전역과 인근 도시로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전 직원의 출·퇴근 시간을 20분 이내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 도심에 사무실을 둔 대기업들이 동참하면 출퇴근 교통 상황이 좋아지고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지난 3일 서울 을지로 사옥 수펙스홀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주제 세미나에서 “언택트 트랜드는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라며 직원들의 본사 사무실 분산 배치 제안을 수용했다고 7일 에스케이텔레콤이 밝혔다. 4시간에 걸쳐 이뤄진 이 날 세미나 현장에는 임원 20여명만 배석하고, 본사와 자회사 임직원들은 티(T)전화 그룹 통화, 영상통화, 피시(PC)·모바일 스트리밍, 사내방송 등을 통해 참여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에 따라 현재 종로·마포·분당·판교에 운영하던 ‘거점 오피스’를 강남·송파·일산·강서 등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거점 오피스 확대로 여유가 생기는 을지로 본사 사옥 공간을 ‘공유 오피스’로 만들어, 본사와 자회사의 서울 사는 지역 근무자들의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업체 김대웅 매니저는 “굳이 을지로 사옥까지 나올 필요 없이 가까운 거점 오피스로 가서 일하면 된다. 거점 오피스 확대 작업이 마무리되면 모든 직원의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사무실 분산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반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택근무 시대에 대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개발자 등이 재택근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대형 모니터를 2개 갖춰야 하고 아이들과 완전히 분리된 별도 공간이 요구되는 등 몇 가지 여건이 필요한데, 집에서는 쉽지 않다. 김대웅 매니저는 “직원들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 캠페인 동참 차원에서 시행한 재택근무 경험을 물어본 결과, 집중이 필요한 업무를 할 때는 아이들을 피해 집 근처 카페 등에서 일을 했다는 사람도 꽤 있었다. 앞으로는 재택근무 때도 집중이 필요한 업무를 해야 할 때 거점 오피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날 직원들의 재택근무 경험을 데이터화해 일하는 방식을 정교화하는 ‘디지털 워크 2.0’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오투오(O2O) 마케팅 플랫폼과 언택트 보안 솔루션 등 비대면 사업을 강화하고, 디지털 세대로 분류되는 젊은 직원들로 ‘주니어보드’를 구성해 새 서비스 출시에 대한 심의·결정 권한을 주기로 했다. 이동통신 사업의 경쟁력을 가입자당 월 매출(ARPU), 가입자 수, 가입자 점유율 등만이 아닌 각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서 판단하는 쪽으로 평가 모델 개선도 추진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를 기회로 삼아 적극 맞이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의 재택근무를 선제적으로 시행했던 것처럼,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과 일 처리 방식은 물론 직원들의 출퇴근 애로사항 해소 등도 남들보다 한두 템포 빠르게 앞서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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