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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앵무새 잃어버렸다고···집주인에 맞아 숨진 파키스탄 8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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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파키스탄에서 8세 소녀가 집 주인에게 앵무새를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폭행당해 숨졌다. '조흐라 샤에게 정의를'(#JusticeForZohraShah)해시태그 달기 운동에 참여한 한 네티즌이 올린 글.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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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8세 소녀가 집주인이 키우던 앵무새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폭행당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아동 학대 문제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SNS에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파키스탄 북동부 라왈핀디의 한 가정집 도우미인 조흐라 샤(8)가 지난달 31일 집 주인에게 얼굴과 갈비뼈 등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집 주인인 하산 시디키와 아내는 넉 달 전 조흐라를 고용했다. 집 주인은 동물을 사고파는 사업을 했으며 조흐라는 집안일을 하고 이들의 아이를 돌보는 대가로 학교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조흐라는 집 주인이 키우던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새장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앵무새 네 마리 중 한 마리가 집 밖으로 날아갔다. 앵무새를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조흐라는 배 쪽에 치명상을 입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흐라의 허벅지에도 상처가 발견돼 성폭행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흐라의 사연이 알려지자 파키스탄에서는 아동 학대와 착취 등 문제에 분노를 표하며 SNS를 통해 '조흐라 샤에게 정의를'(#JusticeForZohraShah)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을 시작했다.

CNN은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약 1200만명의 어린이들이 파키스탄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파키스탄에서는 가사 노동을 하던 아동이 폭행당하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파키스탄에서 법으로 규정된 고용 가능 최저연한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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