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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재용 운명 D-1···삼성 "위기극복 위해 경영정상화 절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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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6일 오후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계과정에서의 불법성 의혹, 과거 무노조 경영에 따른 불법행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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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7일 언론을 향해 호소문을 내놨다. 8일로 예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서다. 이 부회장은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사건으로 수사받던 중 검찰이 기소 움직임을 보이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에 맞서 지난 4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 측은 호소문을 통해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삼성은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 등 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되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일부 언론의 합병 성사를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보도 역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러한 기사들은 객관적 사법 판단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은 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의 주역이 되어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에 위기를 맞으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어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검찰 수사로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되어 있고, 그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외적인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은 "삼성 임직원은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삼성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호소문까지 낸 것은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확인되지도 않은 피의 사실을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특히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이 부회장에 대해 불리한 정황이 보도되는 데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며,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 삼성 호소문 전문

삼성이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이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해 수사했습니다. 그리고 적법 절차에 근거한 검찰 수사 심의 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부회장 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제 법원의 영장 심사 등 사법절차가 진행될 것입니다. 검찰에서는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당부에 대한 심의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삼성은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 등의 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입니다.

다만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서 삼성은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명하고자 합니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고, 그 중에는 유죄 심증을 전제로 한 기사들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사들로 인해 삼성과 임직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되었습니다. 합병 성사를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보도 역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러한 기사들은 객관적 사법 판단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는 한치 앞을 전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주역이 되어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의 위기를 맞으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습니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입니다.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되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간 무역 분쟁으로 인해 대외적인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삼성의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삼성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되어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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