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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도와달라” 호소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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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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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위기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7일, 삼성은 이 같은 문구로 시작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언론인 여러분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으로 검찰 수사 쟁점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고 경영 위기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삼성이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경영 정상화할 수 있게 해달라”라며 극도의 위기감을 공식화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주가에 불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와 관련해 “당시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시세를 조종했다는 것은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재차 반박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논란에 대해서도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6일 한 방송사가 ‘검찰이 이 부회장에 승계 작업이 보고된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하자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 자료를 냈었다.

삼성은 7일 호소문에서 “이러한 기사들은 객관적 사법 판단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는 한치 앞을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주역이 되어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의 위기를 맞으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인데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돼 있다.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재차 호소했다.

삼성이 이례적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한 것은 그만큼 내부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이 비상경영 중인 전례 없는 위기 속에 경영진 공백 우려가 겹쳤다”며 “삼성의 내부 위기감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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