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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취임 일주일' 김종인 "존재감 확실" 평가 중론…"신경질적"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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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선점하고 '데이터경제' 강조…보수색 지우기 나선 김종인

평가 이르다지만 초·재선 중심 "긍정적"…장제원 비판엔 "충분히 필요"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본소득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6.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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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 = 취임 첫 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판을 흔들었다. 보수정당 대표 입에서 나오기 힘든 여러 이슈를 제기한 김 위원장의 행보에 당내 인사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판적인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민주정당으로서 여러 의견이 표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7일 김 위원장의 취임 후 행보에 대해 통합당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주일간의 모습을 보고 평가하기는 이르나 이슈 선점 등에서 볼 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만큼 김 위원장이 취임 초반부터 당 재건을 위한 강한 쇄신책을 들고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제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을 검토해야 한다"거나 "데이터경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등 보수정당 대표 입에서 나오기 쉽지 않은 화두를 던지며 이슈 선점에 성공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치고 나왔고 어느새 기본소득은 통합당의 어젠다로 변해가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한 민주당 의원도 "김 위원장이 이슈 선점에 능력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렇게 초기부터 존재감을 확실히 보일지는 몰랐다"며 "어젠다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당내에 있다"고 전했다.

여당의 위기의식만큼 통합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특히 전체 103명의 의원 중 약 77%의 비중인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긍정 평가가 우세하다.

한 초선 의원은 "바깥에서 보는 것과 달리 의원들 중에는 '우리가 왜 못해', '하면 할 수 있다' 등 개혁에 대한 열의가 있는 의원들이 상당하다"며 "김 위원장이 지난 일주일간 던진 메시지들을 볼 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난 일주일간 김 위원장이 보여준 모습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했다.

재선의 한 의원도 "지금까지 우리 당이 이슈 선점에서 밀렸고 그 결과 후발주자는 필요 없다는 것을 많이 느꼈는데 김 위원장이 오고 뭐든지 선제적으로 하는 당으로 일단 변모한 거 같다"며 "기본소득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렇다고 우파의 기본가치가 흔들리는 것도 아니어서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중진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듯했으나 평가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기존의 보수주의만 내세워서는 이기는 정당이 될 수 없는 만큼 보수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변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며 "일부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으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단편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전후맥락을 다 이르러서 평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다선 의원 역시 "변화가 안 나타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타나면 가차 없이 비판하고 시정해야 한다"며 "장제원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에둘러 김 위원장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의원이 언급했듯 당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은 이날도 "감독이 아무리 좋아도 골은 선수가 넣는다"며 김 위원장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장 의원은 지난 6일 김 위원장의 일주일에 대해 "화려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던 일주일"이라며 "지지층에는 상처를, 상대 진영에는 먹잇감을 줬다. 이런 목소리에 '시비 걸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신경질적인 선생님의 모습"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장 의원의 비판도 충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통합당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고 제명하는 민주당이 아니다"라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당장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좋다고 본다"며 "굴하지 않고 각자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민주정당의 건강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도 "앞으로 김 위원장이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과제를 잘 풀어 국민이 '아'하는 안을 내면 손뼉을 칠 것"이라며 건설적인 비판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행보가 자칫 전통적인 지지층이 이탈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4선 의원은 "4·15 총선에서 우리 당이 약 42%의 지지를 받았는데 김 위원장의 행보로 '42+알파'가 되어야지, 42%가 흔들리면 안 된다"며 "외연확장은 필요하지만 기본 자체가 허물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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