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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흑인 사망’ 규탄시위, 美 전역서 대규모 평화시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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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악관 등에 1만명 모여 / 폭력시위 사라지고 거리축제로 / LA, 한인들도 참여 흑인과 연대 / 곳곳 군병력 철수·야간 통금 끝내 / 플로이드 고향서 두번째 추도식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12일째로 접어든 6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대규모 평화시위가 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시위가 발생지역 수 면에서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반대해 열린 ‘여성 행진’(우먼스 마치) 시위를 넘어서며 미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미국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 메다리아 애러돈도(오른쪽)가 4일(현지시간)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관이 실린 운구차량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추모식장에 도착하자 무릎을 꿇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AFP=연합뉴스


이날 수도 워싱턴에는 1만명 이상이 모여 백악관과 링컨 기념관, 국회의사당, 내셔널몰 인근 국립 흑인역사문화박물관 앞을 가득 메웠다. 백악관 앞 라피엣 광장에서는 흑인 청년들이 흥겨운 음악에 춤을 추는 등 초기 폭력시위의 모습은 사라지고 거리 축제 분위기였다고 CNN은 전했다. 백악관이 내려다보이는 16번가 4차선 도로에는 노란색 페인트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라는 글이 적혔고, 거리 이름도 ‘BLM Plaza’로 지어졌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시위대 100여명은 시 외곽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 리조트 앞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한인이 많은 LA에서는 각각 코리아타운과 시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 한인들이 대거 참여해 흑인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보냈다. 한 한인 청년은 “우리도 흑인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60대 초반의 한 한인 남성은 “1992년 LA 폭동을 겪었다”며 “그때는 왜 애꿎은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지만, 흑인과 함께하는 것이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길임을 깨닫게 됐다”고 발언했다.

세계일보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행진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이 완화되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제어하는 조치가 잇따르면서 주말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인근에 배치된 주 방위군 500여명에 철수명령이 내려졌고, 화기(火器)를 쓰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나머지 군 병력도 다음주 초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된 지역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LA 카운티, 워싱턴, 조지아주 애틀랜타, 텍사스주 댈러스 등 점차 늘고 있다.

세계일보

6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이 열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의 케이프피어 센터 앞에 추모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래퍼드 AFP=연합뉴스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작은 마을 래퍼드에서는 두 번째 추도식이 열렸다. 추모식이 열린 ‘케이프피어 센터’에는 수많은 추도객이 몰려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로이 쿠퍼 주지사는 이날 모든 공공시설에 대해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반기 게양’을 지시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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