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대구시가 코로나를 확산하는 원인을 제공했다며 신천지 예수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10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지난 3월 서울시가 코로나 감염병 확산의 책임을 물어 신천지 예수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2억1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데 이어 관련 소송으로는 두번째다.

대구시와 소송대리인단이 22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신천지측에 10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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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에 신천지 예수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을 냈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청구 금액은 자체적으로 산정한 피해액 약 1460억원 중 입증가능한 1000억원으로 했고, 향후 소송과정에서 관련 내용의 입증을 통해 그 금액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에서 발생하는 피해액과 입증가능한 피해액을 합하면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천지 대구교회 모습. /조선일보DB

시는 신천지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데 대해 “신천지 대구교인들의 집단감염으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환자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고, 지역사회로의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됐다”고 밝혔다. 1000억원의 청구 내역에는 신천지 교인에 대한 진단검사, 생활치료시설운영, 병원입원치료, 자가격리자 생활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31번 환자가 신천지 교인으로서 집합예배를 한 사실을 확인하고, 신천지교회측에 교인명단 확보와 적극적인 검사 및 자가격리, 방역협조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천지교회 측이 집합시설 누락, 신도명단 누락 등으로 방역활동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의 소송대리인단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난복구 비용을 부담한뒤 원인을 제공한 자가 따로 있는 경우 그 원인제공자에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 비용 또는 일부를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손해배상 근거를 밝혔다.

대구에서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중 426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지역 총 확진자 6899명의 62%를 차지해 신천지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주원인으로 꼽혀 왔다.

한편 대구시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앞서 신천지교회 측의 재산동결을 위해 법원에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과 이만희 총회장의 재산 일부에 대해 가압류 조치를 취했다.

가압류된 재산은 신천지 대구교회(다대오지파) 건물 9층 전 층과 지파장 사택, 교회와 이만희 총회장 명의로 돼 있는 예금채권 등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은 100억원의 가액으로 압류돼 있고, 이만희 총회장의 예금채권 금액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대구시는 가압류한 재산 외에도 신천지 교회 및 이만희 총회장 명의의 다른 재산들이 있는 지를 파악하는 등 추가 압류를 진행 중이다.

이번 손해배상 청구소송과는 별도로 대구시는 방역 초기에 제출된 신도 명단 및 시설현황 누락 등 방역 방해 혐의로 지난 2월28일 대구지방경찰청에 신천지교회 간부들을 고발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17일 이중 2명을 구속됐다.

대구시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위해 코로나 방역상황이 나아진 4월부터 관계 부서장과 담당자, 외부변호사 7명 등이 대거 참여하는 소송추진단을 구성해 준비해 왔다.

대구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구상권 청구 소송의 경우 1심 선고에 4년이 소요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소송도 지난한 법적 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구시의 전망처럼 이번 소송에서 신천지 교회가 자신들 역시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어 손해배상의 범위와 책임을 두고 양 측의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천지측은 그동안 “신천지교회 교인들이 개별적인 차원에서 일탈행위를 한 것이고 우리는 적극적으로 방역활동을 펼쳤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피해자”라고 항변해 왔다.

그러나 대구시의 소송대리인단은 “신천지 측이 교인 명단의 일부를 누락해 고도의 감염 위험자인 신천지 교인들이 방역의 대상에서 벗어나도록 한 점에서 신천지 측의 책임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대구시와 신천지 측의 합의 가능성에 대해 소송대리인단은 “신천지 측에서 합의할 대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는데다 자신들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어 합의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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