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대구의 한 아파트에 집값 떨어지니까 장애인들은 나가라는 내용의 벽보가 붙어 논란이다.

사진=MBC 뉴스 캡처.

최근 대구 A아파트에는 ‘구청장 및 건설국장 면담 내용’이라는 제목의 벽보가 붙었다. 벽보를 붙인 사람은 입주민 대표 B씨다. B씨는 벽보를 통해 집값이 떨어진다며 장애인 세대는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벽보에는 시끄러워 못 살겠으니 구청 장애인 전담 부서에 항의 전화를 하라는 주민들을 선동하는 글도 붙어있다.

18세대로 구성돼 있는 A아파트 2층과 10층에는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공동생활가정이 있다. 대구 동구청이 1억7000여만원씩 주고 두 채를 구매한 것. 이곳엔 보호시설을 퇴소해 자립하려는 지적 장애인 2명씩 각각 생활하고 있다 .

B씨가 장애인들을 나가라고 요구한 이유는 ‘재건축’ 때문이다. 장애인 세대 2곳이 재건축 추진을 위한 주민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장애인 입주민들은 A아파트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재건축 추진에 동의할 권한도 없다.

특히 A아파트는 2002년에 준공돼 재건축 대상도 아니다. B씨가 재건축 추진하려는 이유는 인근의 40년된 아파트가 재건축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벽보는 장애인단체가 항의하자 사라졌다. 현재 장애인단체는 입주자 대표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인간이라는 작자들이 저럴수 있을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거주자가 집주인이 아니라서 동의할 의무도 없다고 하지 않냐. 착하게 삽시다”, “같은 사람이다 편견 좀 버려라”, “해도 너무하는 세상. 장애가 무슨 죄라고. 그럼 못쓴다. 비정상적인 인간들아”, “지금은 건강하시죠? 1년 후는 어떨지 아무도 모릅니다. 신체 건강하다고 너무 그러지들 마세요. 죄 받습니다”, “집 하나에 인간이 얼마나 추악한지가 드러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