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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스탈린 통치기간 넘어선 32년...사실상 영구집권 길 열린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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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이상 장기집권 지지…개헌안 통과

헤럴드경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 도착해 신원 확인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터줄 헌법 개정 국민투표 본 투표가 열렸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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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차르(황제)’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합법적인 30년 이상 집권이 가능해졌다. 헌법 개정 국민투표 결과 압도적인 찬성율로 푸틴 대통령에게 초(超) 장기집권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개표율 96.04% 상황에서 78.05%의 투표자가 개헌을 지지하고 21.14%가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혔다. 투표율은 65%로 파악됐다.

개헌안 통과로 푸틴 대통령에겐 사실상 ‘영구 집권’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네 번째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72세가 되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다. ‘동일 인물의 두 차례 넘는 대통령직 수행 금지’ 조항이 이번 개헌안에 포함됐지만, 푸틴 대통령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특별조항이 함께 들어가 있어서다.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은 기존 헌법의 ‘3연임 금지’ 조항에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 총리로 물러났다. 하지만, 2012년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고, 뒤이어 2018년에 재선돼 4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4년간의 ‘실세 총리’ 재직 기간(2008~ 2012년)을 빼더라도 푸틴 대통령은 2036년까지 집권하면 총 32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장기 집권으로 유명한 이오시프 스탈린(31년)과 레오니트 브레즈네프(18년) 등 옛 소련 지도자들의 기록을 깨며 소련·러시아 현대사에서 가장 오래 집권한 권력자로 남게 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도 장기 집권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달 21일 국영 ‘로시야 1’ TV 인터뷰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면 2024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며 “지금은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민투표 결과로 푸틴 대통령은 개헌의 정당성도 확보하게 됐다. 개헌안은 이미 지난 3월 의회와 헌법재판소의 승인을 받아 국민투표 자체가 필수적이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국민투표에서 지지를 얻을 때만 개헌안이 발효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투표 당일도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푸틴 대통령을 막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작가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는 독립 언론 노바야가제타에 칼럼을 기고하고 “2020년 7월1일은 러시아 역사에서 종말의 시작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그날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중앙아시아 스타일의 (독재) 통치로 향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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