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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이성윤, 동기 사이 심상찮다…연일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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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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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두 사람 사이 긴장감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두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보고 있다.



연수원 동기…윤석열 ‘화통’·이성윤 ‘침착’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지난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나란히 합격한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연수원 기간 두 사람 사이 특별한 친분이나 갈등 관계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과 연수원 동기인 한 변호사는 “연수원 시절 두 사람이 친분이 깊었다거나 또는 갈등이 있었던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동기들은 공동 과제 등 특별한 활동을 같이하지 않는 이상 서로 무관심했던 경우가 많았다”고 2일 말했다. 사법연수원 23기에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주광덕 전 국회의원, 강용석 변호사 등이 있다.

복수의 연수원 23기 법조인들에 따르면 윤 총장은 연수원에서나 검찰에서나 화통하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인해 친구. 관계를 많이 맺었다고 한다. 반면 이 지검장을 나타내는 키워드는 ‘침착’으로, 윤 총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스타일을 가졌다고 한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각각 서울대와 경희대를 졸업했고, 서울과 호남 등 출생지 또한 다르다. 20년이 넘는 검사 생활 동안 근무지도 겹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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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2월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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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두 사람 사이 긴장감, 계속 ‘고조’



두 동기의 갈등 구도는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뒤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이 지검장은 대검 간부에게 ‘윤 총장에게 중간보고를 하지 않는 독립된 수사팀을 구성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이에 윤 총장은 ‘수사 개입 의도’라며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지검장이 검찰국장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 견제용 인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윤 총장이 정권 관련 수사를 진행할 때 ‘신중론’을 강조하는 이 지검장으로 하여금 견제하려 한다는 취지다.

지난 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서도 이 지검장만은 유일하게 ‘기소 반대’ 취지 의견을 냈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기소 과정에서도 이 지검장은 기소 결정을 승인해 달라는 수사팀 요청을 미뤘고, 결국 윤 총장이 전결 처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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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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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강요미수 의혹으로 갈등 ‘정점’



최근 불거진 채널A 강요미수 의혹으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 구조는 정점을 향하고 있다. 수사 초기 과정에서부터 윤 총장은 “비례원칙과 형평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사실상 경고장을 보냈다.

이후 대검 실무진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강요미수 혐의 성립 여부를 두고 계속해서 대립했고, 윤 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고 대검에 건의했지만, 대검은 “범죄 성부(成否)에 대해서도 설득을 못 하고 있다”며 즉각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검장은 전날 윤 총장에 대한 주례 보고를 서면으로 냈다. 통상 주례 보고는 이 지검장이 총장 집무실에서 윤 총장과 대면하는 방식이었다. 주례 보고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채널A 의혹 등 주요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서면으로 대체됐고, 둘 사이의 갈등이 심화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은 “대검에서 서면으로 대체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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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0일 서울 서초구에 나란히 위치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청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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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갈등의 골 계속 깊어질 것” 전망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과 이 지검장 두 사람 사이 갈등의 골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대해서 견해차가 좁혀질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채널A 의혹 관련 진행 상황에 비춰보면 윤 총장과 이 지검장,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은 서로서로 공격하는 모양새”라며 “서로 간의 입장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라고 말했다.

차기 총장 구도로 인해 빚어진 갈등 구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안팎에서 윤 총장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벌써 윤 총장의 후임이 누가 될지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둘 사이 갈등 구도는 이런 상황으로 인해 빚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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