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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보다 못 버는 편의점주, 최저임금 인상 시 범법자 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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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국편의점주협의회 대표자들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 삭감을 촉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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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아르바이트)보다 못 버는 편의점주'가 지금의 현실이다!"

편의점 업계가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제시한 노동계의 10% 인상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편의점 점주를 회원으로 둔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을 지난해 최저임금 상승분인 2.87%만큼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5억8,000만원 수준이다. 이 중 담배 판매금을 제외한 실질 매출은 2억~3억원에 불과하다. 대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최종열 씨유(CU)가맹점주협의회장은 "점주가 주당 50시간 근무했을 때 임대료, 가맹본부에 나가는 로열티(사용료), 근로자 인건비를 빼면 월 수익이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99만원에 그친다"며 "최저임금이라도 벌고 싶다. 자영업자도 국민이다. 우리도 같이 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 부담 때문에 주당 70~80시간은 물론 가족까지 동원해 100시간 넘게 근무하는 점주가 많다"며 "더 이상 노동시간을 늘릴 수 없고 최저임금 지불 능력도 없다. 남은 방법은 최저임금을 주지 못해 범법자가 되거나 폐업하는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편의점 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홍성길 협의회 정책국장은 "호텔이나 학교 부근 편의점 매출은 90% 이상 떨어졌다.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은 2~3년 전 수준으로 추락했는데 최저임금이 계속 인상하면 버틸 여력이 없다"며 "점주들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보다 지금이 더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협의회는 최저임금 삭감(2.87%) 뿐 아니라 주휴수당 폐지와 최저임금 업종별ㆍ규모별 차등화를 함께 요구했다.

다른 편의점 점주 단체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절대 반대"라며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측되는 상황에서 편의점 업계는 임금 인상 여력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은 대량 폐업과 대규모 해고 사태를 가속할 것"이라며 "저임금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서는 올해 부결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보다 16.4% 높은 1만원을, 경영계는 2.1% 낮은 8,41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제출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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