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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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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 하루종일 의견 수렴…이성윤 서울지검장은 안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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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승용차 뒷좌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제공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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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60·사법연수원 23기)이 3일 대검찰청에 소집한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62·14기)이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윤 총장의 지휘권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채널A 기자의 부적절 취재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시킨 것에 대해서는 수용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국 고검장·지검장들은 각 검찰청의 의견을 모아 추 장관 지휘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추 장관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윤 총장의 수사 지휘를 제한한 것은 '총장의 본질적 권한을 침해한 위법·부당한 지휘'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대검이 서울중앙지검의 보고를 받지도 말고, 지휘하지 말라는 것은 따라서는 안 되는 지휘"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청법에 보장된) 총장 지휘권을 뺏으려면 장관 지휘에 의해서가 아니라 법률에 의해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이 '채널A 관련 강요 미수 사건'과 관련해 대검의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소집을 중단시킨 데 대해선 상당수 검사장들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검장은 "같은 사건에 대해 자문단과 수사심의위가 동시에 열리면 혼란이 생길 수 있고,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관이 검찰 내 의사결정 과정까지 지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8·23기)은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검으로부터 수사청인 '서울중앙지검은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 이 지검장은 불참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한 부장검사는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총장이 지휘 감독하는 검찰청법에 어긋난 부당한 지휘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정치화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검찰 중간간부는 "정치적 이슈가 된 사건에 절차적 문제를 놓고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사건에 대해 (장관이) 하나하나 지휘할 거면 총장으로 오지, 왜 장관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검찰 내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수사팀 교체·제3의 특임검사'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과정에서 수사팀 입장과 어긋나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채널A 기자의 강요 미수 사건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관련 수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수사팀이 밝힌 입장과 배치된다. 전날 수사팀은 자문단 심의와 관련해 "피고발인들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일부는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소 여부 심의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대검에 자문단 소집 중단을 건의하면서 "이 사건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관련 사실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단계에 있다"고 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는 대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50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총장은 오전 10시 고검장 회의만 주재하고 오후 2시, 4시 수도권·지방 지검장 회의는 인사말만 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대검은 이날 나온 의견을 취합해 6일까지 윤 총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김희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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