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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민주당 추경 처리에 통합 "개탄"…정의는 '단체 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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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대통령 하명에 與 강행…면피용 생색내기 증액 반영도"

"등록금 환불 호언장담하더니 1인당 5만원…의료진 지원도 반이상 삭감"

배진교 "추경 필요성 공감하지만 與의원 5명이 단독 심의"

박홍근 "예산소위는 교섭단체만…정의, 들어오고 싶다고 들어오는 곳 아냐"

강은미 "박홍근 발언 근거 '관행'이라면 법사위원장 제1야당이 가져갔어야" 지적

추경 처리 본회의 범진보 정당만 참여한 가운데 정의당은 전원 기권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노컷뉴스

미래통합당 이종배 정책위의장. 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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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졸속심사'라는 야당들의 비판은 계속됐다.

원 구성 합의 무산 후 국회 전면 보이콧 중인 미래통합당은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의사진행발언을 위해 본회의장 단상에 나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개탄스럽다"고 외쳤다.

이 정책위의장은 "한 해 3번 추경을 편성한 것은 1970년 이후 처음이고, 35조원은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임에도 야당의 견제 없이 심사된 것은 국민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졸속 처리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추경안의 6월 내 통과가 무산돼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하명에 예산결산특별위원 선출 5일 만에 추경 통과 회의를 강행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뼈를 깎는 세출 구조조정 없이 졸속 심사가 이뤄져 국가 채무가 올해에 근 100조가 늘어나면서 올해 말에는 8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언론과 야당에서 수차례 지적한 세금낭비성 아르바이트 일자리와 뉴딜사업, 공공기관 출자, 퍼주기식 할인권·상품권, 신재생에너지 등은 삭감되지 않고 면피용 생색내기 증액으로 반영됐다"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대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에 대해 호언장담하더니 대학의 비대면 긴급 한시지원 명목으로 고작 1000억원을 반영해 전국 200만 대학생에게 1인당 5만원이라는 쥐꼬리 수준을 지원하게 됐다"며 "환자의 회복을 위해 밤낮 없이 고생하는 의료진 지원에 당초 311억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125억원만 반영됐다"며 공감하기 어려운 여당의 부실한 심사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심사기간이 보장된다면 심의에 참여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민주당은 외면했다"고 통합당의 추경안 심사 불참이 민주당 탓임을 주장한 후 "민주당 의원들께 마지막으로 호소드린다. 국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대통령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추경안 처리를 재고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단체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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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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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추경안 심사에 반발해 예결위에서 이은주 의원이 "민주주의 의회라고 믿을 수 없는 졸속 심사"라고 비판했던 정의당은 본회의에서도 추경안 처리방식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추경안 심사에)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상임위도 있었다. 예결위 예산소위에서는 민주당 의원 다섯 명이 단 이틀 만에 사상 최대라는 35조 추경예산의 증액과 감액 심사를 모두 마쳤다"며 "말이 심사지 잠시 거쳐 가는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추경은 타이밍이라는 말, 지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속도가 중요하다는 말에 모두 동의하지만 이렇게까지 심사를 촉박하게 만든 책임은 정부·여당에게도 있다"며 "그런데도 청와대가 정한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정부 추경안을 민주당의 5명의 예산소위 위원들이 단독으로 심의한데다가 그 내용을 확인할 방법조차 없었다. 내용을 모르는데 어떻게 찬성을 할 수 있으며, 또 시급한 민생을 위한 추경인데 어떻게 반대할 수 있겠느냐"며 "정의당은 민주당에 크나큰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예산조정소위는 국회 의석수에 따라서 교섭단체에 비율대로 들어오는 것"이라며 "정의당이 들어오고 싶다고 해서 들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중간에 그 결과를 공개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의결로 확정해야 공개할 수 있는 것인데 중간에 그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해서 '깜깜이'고 '무시했다'고 그냥 표현할 수 있는 것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박홍근 의원이 그렇게 말한 근거가 무엇이냐"며 "국회법인가 아니면 법적 근거도 없는 관행인가"라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관행에 따른 것이라면 '법사위원장은 제1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통합당의 논리와 차이가 없다"며 "박 의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는 민주당과,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함께 더불어시민당을 구성했던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 문재인 대통령 지지 정당인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 의원들과 정의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로 진행됐다.

다만 정의당 의원들은 추경안을 비롯한 이날 안건들에 소속의원 전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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