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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지휘권 배제, 재고돼야… 수사자문단 중단은 수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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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지휘권 파장]고검장-지검장 3일 9시간 회의

동아일보

긴장감 흐르는 檢 3일 전국 고검장과 검사장회의가 열린 대검찰청 청사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헌정 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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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권 행사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시간입니다.”

3일 대검찰청 8층 총장 집무실 바로 옆 소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과 지검장 회의에 참석한 한 검찰 고위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2일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고검장과 검사장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세 그룹으로 나뉜 ‘릴레이 마라톤’ 회의는 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50분까지 약 9시간 동안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고검장 회의는 오전 10시 시작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오후 2시까지 이어졌다. 수도권의 검사장 회의가 곧바로 이어져 오후 5시경 끝났다. 그 이후엔 수도권을 제외한 검사장 회의가 열렸다. 윤 총장이 고검장 회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했지만 검사장 회의에선 “자유롭게 토론하고, 나중에 결과를 듣겠다”며 인사말만 한 뒤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 이성윤 뺀 수도권 검사장 “재고 요청” 만장일치

추 장관은 수사지휘 공문을 통해 윤 총장에게 두 가지를 지시했다. 우선 윤 총장이 채널A 이모 전 기자의 신라젠 취재와 관련해 소집을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의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대체로 추 장관의 첫 번째 지시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3일로 예정된 자문단 회의가 이미 취소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해 결과만 윤 총장에게 보고하라는 추 장관의 두 번째 지시를 놓고는 참석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는 “검찰청법에 총장의 일선 검찰청 수사에 대한 지휘 감독권이 규정돼 있는데, 장관 지시로 이를 부정한다면 그 자체로 법률 정신에 위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윤 총장의 지휘권 박탈이나 배제가 검사징계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검사징계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징계 혐의자에 대해서만 직무 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징계와 무관한 윤 총장에게 일선 검찰청의 지휘 배제 등을 명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취지이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추 장관의 두 번째 지시 사안은 문제점이 있으니 추 장관에게 재고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한 지시” “부당한 지시”로 의견이 나뉘긴 했지만 지시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했다고 한다. 검사장급의 한 간부는 “수도권의 검사장들은 만장일치로 두 번째 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검사장 의견을 합치더라도 두 번째 지시에 대한 재고 요청이 압도적 다수였다”면서 “윤 총장 개인에 대한 호불호 문제가 아닌 법무부와 준사법기구로서 역할을 하는 검찰 사이의 권한 등을 둘러싼 문제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행사의 구체적 방법이나 추가 규정이 없는 이상 추 장관의 포괄적 지휘권 행사 방식이 적법하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고 한다.

○ 윤 총장, 숙고 뒤 6일 이후 최종 입장 발표

이날 오후 2시 수도권 검사장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관련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회의에 불참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대검 요청에 따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검은 주말이나 6일경 회의 내용을 윤 총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윤 총장은 지휘권 발동에 대한 최종 입장을 좀 더 숙고한 뒤 6일 이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전부나 일부 받아들이더라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도 윤 총장이 사퇴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지난해 7월 25일 취임한 윤 총장은 임기 2년 중 절반이 지나지 않았다.

배석준 eulius@donga.com·위은지·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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