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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희생번트에 앞구르기, 한화 송광민 1군 존재 이유 증명[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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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송광민.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수비력이 있으니 활용폭이 생기는 거죠.”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생각보다 선수 기용 원칙이 뚜렷하다. 같은 값이면 수비가 가능한 선수를 기용해야 가용폭이 넓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최 대행은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외야수 이성열과 내야수 최진행을 맞교환했다. 지난달 25일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최진행을 복귀시킨 대신 시즌 타율 0.207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이성열을 2군으로 보내 조정 기간을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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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최진행이 타율 0.270으로 이성열보다 높다는 게 첫 번째 고려 요인이다. 다른 선수가 아닌 이성열을 2군으로 보낸 또다른 이유는 수비에서 활용폭이 좁기 때문이다. 이미 정진호와 이용규, 장운호 최인호 등이 외야에 포진해 있고, 이날 일발장타가 있는 유장혁을 불러 올렸다. 최진행이 1군에 복귀하면 외야수 중 한 명은 빠져야 하는데, 수비가 허술한 이성열이 타격까지 안되니 가차없이 제외한 셈이다. 최 대행은 “공격이 슬럼프여도 수비에서 활용폭이 넓으면 1군에 계속 기용할 수 있다. 이성열은 이 이유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 하나를 콕 찝어 예로 들었다. 주전 3루수 송광민이다.

송광민도 타격이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전까지 타율 0.217 빈타였다. 통산 0.288를 기록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극심한 부진이다. 최 대행은 “송광민은 타격이 부진해도 수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그래서 1군에서 경기를 뛰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송광민은 3루뿐만 아니라 1루도 병행하며 팀에 힘을 보태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날도 3회초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팀에 첫 안타를 선물했다.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볼에 1, 2회 모두 고전했는데 3회 선두타자로 나선 송광민이 몸쪽 149㎞짜리 패스트볼을 좌전언타로 연결시켜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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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박상원이 3일 잠실 두산전에서 1-0으로 앞선 내야수 송광민이 정수빈의 번트 타구를 노바운드로 잡아내자 1루 주자를 아웃시키기위해 송구를 유도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최 대행의 ‘송광민을 기용하는 이유’는 7회말 수비 때 빛을 발했다. 무사 1루에서 정수빈이 희생번트를 댔는데, 일찌감치 홈으로 달려오던 송광민이 그대로 몸을 던져 타구를 걷어 냈다. 달려온 탄력이 얼마나 좋았던지 포구와 동시에 앞구르기 하듯 덤블링을 하더니 2루로 출발한 박세혁의 귀루를 막아냈다. 1-0 살얼음판 리드에, 6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한 김범수가 강판한 시점이라 이 수비 하나가 경기 흐름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장면이었다. 5회말에도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선 정수빈이 희생번트를 댈 때 쏜살같이 홈으로 달려들며 투혼을 표현한 송광민이 1군 생존 이유를 수비로 증명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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