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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헬스TALK] 코로나로 늘어난 스마트폰·컴퓨터 사용, 혹사 당하는 '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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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방치시 팔⋅어깨까지 저려
최선의 치료는 예방… 손목 스트레칭⋅근력강화 지속해야

조선비즈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설치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지퍼백에 담긴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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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8~10시간은 스마트폰·컴퓨터를 사용합니다. 손목과 손가락이 아파서 업무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장시간 스마트폰과 컴퓨터 같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면서 ‘손목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초 형지엘리트의 교복 브랜드 엘리트 조사에서는 10대 청소년중 57%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스마트폰 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원격수업과 원격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스마트폰과 PC 사용 증가에 따른 ‘손목터널증후군’을 앓는 사례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증상 초기 재활운동, 스트레칭, 약물치료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6개월 이상 호전이 안되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라며 "손목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팔의 압박성 말초 신경병증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손목터널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압력을 받거나 좁아지게 되면서 터널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눌리며 발생한다. 이는 손목 앞쪽 작은 통로인 수근관(手根管)이 좁아지며 신경이 눌려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수근관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손목터널증후군 진료환자는 꾸준히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모두 17만7066여명에 이르렀다.

아직까지 손목터널증후군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손목터널을 덮는 인대가 두꺼워져서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경우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훈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보통 40~60대 중년여성에서 반복적 가사노동, 사회생활이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과다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찌릿찌릿한 손목통증과 저림, 마비증상이 보인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최경원 정형외과 전문의(목동힘찬병원 원장)는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가끔 손에 힘이 없고 저린 증상’과 ‘자주 손이나 손목이 저리고 아프다’고 호소한다. 이 두 가지 증상 모두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최 전문의는 "다만 잦은 키보드나 마우스, 휴대전화 사용시 ‘손이나 손목이 아프다’는 경우는 수근관절 건초염이나 무지협착성 건초염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면서 "정밀한 진단을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고 했다. 손목터널증후군과 달리 건초염은 스마트폰 등의 과다사용으로 인해 손목안쪽 두 개의 힘줄 사이에 염증이 발생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일상생활에도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 초기에는 손이 저리거나 가벼운 통증을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손목 통증과 함께 손가락 근육이 약해져 물건을 잡는 것이 어려워진다. 엄지 손가락 힘이 없어지면서 엄지와 손목 사이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돼 쥐는 힘이 약해지고, 손바닥 근육까지 위축되기도 한다.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보거나 컴퓨터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것, 물건을 움켜쥐는 것 등을 할 수 없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팔과 어깨까지 저린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자가진단을 통해서도 간단하게 파악해볼 수 있다. 양 손등을 서로 마주 댄 후 양 손목을 90도로 꺾어 가슴 위치에서 유지하고 약 1분 후 엄지 손가락부터 약지 손가락에 통증이 있는지 보는 팔렌(Phalen)검사를 통해서다. 이 외에도 병원에서 수근관 압박 검사 등의 이학적 유발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확진을 위해 근전도 및 신경검사를 시행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질까. 이재훈 교수는 "질환 초기에는 손목 부목 교정, 약물 치료, 무리한 손목 사용 금지, 약물 치료, 수근관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효과가 있다"면서 "질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무리하게 사용하면 근위축이 나타난다. 약물 치료를 통해서도 증상 완화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수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손목에서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잘라 저린 증상을 없애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평상시 무리하게 손이나 손목을 사용하는 동작을 피하고 근력 강화 운동, 손목 관절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1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30분은 쉬어주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깍지를 낀 상태로 팔을 뻗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선비즈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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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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