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故최숙현선수 가혹행위 방치 논란에 경주시청 홈피 비난댓글 `봇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트라이애슬론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운동처방사) 등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주시청 홈페이지에 비난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사진 출처 = 경주시청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가 지도자와 팀닥터(운동처방사)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해 극단적 선택한 의혹과 관련해 최 선수 가족이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을 상대로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팀을 관리감독하는 경주시청 홈페이지에는 이를 성토하는 비난글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경주시체육회 홈페이지는 허용 접속량 초과로 현재 사이트가 마비된 상태다.

4일 경주시에 따르면 최 선수 아버지는 지난 2월 초 경주시를 찾아 최 선수가 훈련 중에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징계를 요청했다. 최 선수는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한 후 올해 1월 부산시체육회로 팀을 옮겼다.

최 선수가 소속됐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경주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으로 시 보조금을 받으며 경주시와 경주시체육회가 관리한다.

이같은 관리감독 부실 의혹에 대해 경주시측은 "담당 공무원이 최 선수 아버지와 만난 뒤 감독과 선수를 조사하려고 했지만 전지훈련으로 모두 외국에 나가 있었다"며 "애초엔 3월 중순에 들어오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비행기가 끊겨 3월 말에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이와 별도로 최 선수는 3월 초에 경주시 소속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 2명을 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 수사 지시를 받은 경찰이 3월 11일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도 경주시는 수사 결과와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징계 등을 하기가 어렵다며 감독 등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 선수 아버지가 2월 초 가혹행위를 경주시에 알렸데도 경주시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 까지 5개월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경주시체육회 역시 지난 1일 체육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알리기까지 별 대응을 하지 않았다. 시체육회는 사안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지난 1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감독의 직무를 정지했다.

경주시도 경주시체육회 소속이 아니어서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지 못한 팀닥터를 지난 3일에서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3일 애도문을 발표하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단은 경산에 숙소를 두고 훈련해왔기 때문에 선수단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주시와 경주시체육회의 안이한 대응으로 인해 최 선수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자 경주시청 홈페이지에는 지난 2일부터 이를 성토하는 비난한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네티즌은 주 시장을 향해 "선수단이 경산시에 숙소가 있어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했다하는데 그 부모는 애가 구타 당하고 있다 연락을 해도 공무원은 "감독이 안그랬다는데요" 라고 하는데 무슨 관리 감독을 운운하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렇게 어린 청춘선수들이 고통을 받을 동안 경주시청과 시장은 뭐 하셨냐"며 "경주시청 공무원들과 시장님 아주 칭찬 해드린다"고 비꼬았다.

[경주 =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