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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그때 그 ‘수십 번 쓸 수 있다는 나노마스크’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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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출연연·과기원 코로나19 대응 기술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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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산업융합섬유그룹 선임연구원이 MB필터 원단을 검사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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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마스크 소재 멜트블로운(Melt Blown·MB) 필터 생산에 긴급하게 투입됐던 마스크 필터 연구용 설비 ‘파일럿 플랜트’, 작은 물방울이 맺히지 않아 시야 확보가 가능한 ‘김서림 방지 고글’, 수십 번 빨아도 바이러스 차단 기능이 유지되는 ‘나노섬유 마스크’, 각종 세균·바이러스의 99% 제거한다는 광촉매 소재 항바이러스 필터...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과학기술원이 지난 1~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할 연구성과로 내놓은 기술들이다. 그 이후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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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파일럿 플랜트/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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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부직포 테스트 설비로 만든 마스크 필터로 총선 치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정전식 MB 필터 공급 부족으로 마스크 생산에 차질을 빚을 때, 경기도 안산 소재 생기원 융합기술연구소에 구축된 정전 MB 부직포 제조 및 테스트 설비(파일럿 플랜트)를 양산용으로 전환했다. 이 설비는 200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용 섬유 연구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갖춘 연구용 설비로 그동안 필터용 부직포 제조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시제품을 제작하고 공정 테스트를 지원하는 데 활용돼 왔다.

생기원에 따르면 이 장비가 없었다면 4월 15일 열린 21대 국회의원선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당시 코로나19가 확진자 폭증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을 겪을 때다. 생기원은 이 설비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급형 마스크 15만장을 제작할 수 있을 정도의 필터를 제공했다. 이 마스크는 1만4330개 투표소와 251개 개표소에 배포됐다. 생기원은 같은 달 보건복지부 요청에 따라 4차례에 걸쳐 마스크 120만장을 제작할 수 있는 분량의 필터를 제작,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에게도 제공했다. 이낙규 생기원 원장은 “앞으로 덴탈마스크 위주로 추가 생산해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시장에 안정적·지속적으로 필터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기원은 이 밖에도 감염병 예방 관련 다양한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이를테면 손 세정제처럼 뿌릴 수 있는 항바이러스 스프레이 코팅제를 개발했다. 이는 사람 손이 자주 닿는 생활용품 표면에 항바이러스 나노 촉매를 간편하게 코팅할 수 있다. 약 1주일 간 효과가 유지돼 감염병 전파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바이러스 집단 감염 지역에 바이러스 농도와 전파경로를 파악하는 스마트로봇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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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큰 물방울을 떨어뜨렸을 때는 초발수성(좌) 및 초친수성(우) 표면 모두 김서림 방지 가능 (아래) 작은 물방울을 흩뿌렸을 때는 초친수성(우) 표면에서만 김서림 방지가 가능/자료=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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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림 방지 고글 1035개 인천공항검역소·원자력의학원 기증…'항비말 마스크'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난 4월 16일 국립인천공항검역소와 한국원자력의학원에 고글 1035개, 마스크 500개를 기증했다. 특히 한국원자력의학원엔 KIST가 직접 개발한 김서림 방지 고글 35개를 제작해 함께 기증했다. 방역·의료현장에서 쓰는 고글은 온도 차이, 입김, 땀 등으로 인해 고글 표면에 김서림이 발생한다.

현장에선 방지제 등을 사용해 김서림 현상을 일시적으로 해결하고 있으나,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등 장기간 착용 시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KIST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글 안쪽 표면에 작은 물방울이 둥글게 맺히지 않고 얇게 퍼져 김이 서리지 못하게 가공했다. 이 기술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아 방역 및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적용되고,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김서림 방지 고글을 개발한 KIST 문명운 박사팀은 이 기술을 응용해 ‘항비말 마스크’도 개발했다. 이는 마스크 외부 표면에 수분이 침착하는 것을 방지해 바이러스 함유 비말 입자가 흡입되는 것을 감소시켜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문 박사는 “항비말 마스크는 소재가 다소 약한 부직포 등으로 구성돼 있어 표면처리 기술 적용 시 안전성 등에 대한 추가적 검증 절차를 두 달 여간 진행해 제작했다”며 “항비말 마스크는 검역·의료진들의 안전을 확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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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섬유 마스크/사진=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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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번 빨아쓰는 '나노섬유 마스크' 안전성 기준 없어 난관…"곧 식약처 허가 접수"

지난 3월 16일 카이스트(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빨아 쓰는 ‘나노섬유 마스크’는 마스크 대란을 해결할 제품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이끌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마스크는 에탄올이나 비누로 20번 이상 세탁해도 필터 구조가 변하지 않아 입자 차단 성능이 초기 성능 대비 94%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지금은 공적(보건용)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이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그때와 같지 않은 데다 인체 유해성 관련 검증이나 기준이 없어 당분간 시중에 풀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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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개밣한 항균항바이러스 공조필터를 장착한 공기청정기/사진=건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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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이 개발한 광촉매 소재 항바이러스 필터 기술은 제품 개발업체인 벤텍프론티어로 이전, 부착 방식의 필터모듈로 제품화하는데 성공했다. 연구단에 따르면 이 필터를 적용한 공기청정기가 8㎥ 공간에서 작동했을때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가 30분 만에 99% 제거한다.구현본 건설연 수석연구원은 “학교나 사무실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기청정기, 에어컨을 모두 교체하기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고려해 외부장착형 필터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1호 우수R&D 혁신제품’으로 지정됐고, 서울역사 등 다중이용시설에 설치·운영되고 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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