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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34]스마트팩토리와 데이터 라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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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이데일리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란 무엇일까?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는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ICT)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와 공급망의 전 과정을 일반적인 자동화를 뛰어 넘어, 이미 개인화된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적시맞춤(Fit in Time)형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조역량을 지속 가능하게 지능화시켜, 글로벌 수준의 제조비용, 품질, 납기, 그리고 고객과 시장의 주문 대응 역량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미래형 공장이자 전사적 제조 지능화(EMI: Enterprise Manufacturing Intelligence)이다.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o분석되어 공장 내 모든 상황들이 일목요연하게 보여지고, 이를 분석해 목적된 바에 따라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기술이 적용되어 작은 것을 연결하여 큰 것(Fit in Time)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수준의 경쟁우위 역량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제조공장이다.

인공지능(AI)기술의 출발은 쉽게 사물을 알아보도록 사진·동영상 등 비정형 데이터 속에 일일이 명칭을 달아주는 ‘데이터 라벨링(Data Labeling)’ 기술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는 이러한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인해전술(人海戰術)로 가장 앞서 나가고 있으며, 미국은 데이터 라벨링 자동화를 구축 중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간명하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인공지능 기술이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전방위 확산하면서, 데이터 라벨링(data labeling)이라는 신종 비즈니스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라벨링 작업이란? 데이터가 이제는 무생물이 아니라 생물처럼 학습을 시작해야 한다는 산업계의 절실함이 묻어나는 단어이다. 작은 것을 연결하여 학습시켜 나간다는 것은 인공지능이 각종 사물을 인식(認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에 연결되고, 입력되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에 사람이 일일이 각종 사물의 이름을 달아주는 분류·표시 작업이다.

예컨대 제조 현장의 작업자의 동작이나 동선 이미지에서, 제품의 품질 형상이 찍힌 사진을 인공지능에 입력하기 전에 사진 속 사람과 제품, 작업자의 동작, 제조현장의 환경 및 상태 이미지에 각각 표지를 달아주는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이러한 ‘라벨링(Labeling)된 데이터를 대량으로 입력해 그 공통점을 파악하는 ’머신 러닝(ML)‘으로 사물을 지각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한 지각 능력을 제조 현장에 활용하여 자율화된 유연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의 목적이다. 그것이 바로 지능화의 출발이며, 데이터 라벨링 작업은 인공지능 산업의 기본이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역량은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여 제조업이 획기적 발전을 이루려면 언젠가는 뛰어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데이터 라벨링이 꼭 필요한 이유는 이 작업을 사람이 일일이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율주행차 알고리즘이 도로 표지판 등을 학습하려면 수천 시간 분량의 라벨링된 운전 동영상이 필요하다”며 “1시간짜리 동영상에 데이터 라벨링하는 데 8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만큼 인공지능 학습 시간의 약 80% 이상을 라벨링 작업이 차지한다.

제조 현장의 모든 사물들을 연결하여 의미 있는 정보를 인공지능을 통해 얻어내기 위해서는 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작은 것을 연결하고 학습하여 큰 것을 얻어내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데이터 라벨링 작업부터 하나 하나 시작해야 한다.

미래 일자리가 인공지능 산업으로부터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인도의 데이터 라벨링 회사 ’아이메리트(iMerit)‘는 직원 2500명이 사진 및 동영상을 분류한다. 인공지능에 도로 차선 색깔을 구별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사람이 사진이나 동영상의 차선에 ’흰색‘ ’노란색‘ 등의 태그(tag·표지)를 다는 식이다.

바이오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의료 진단 인공지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데이터는, 사람이 직접 내시경 동영상을 보면서 혹 같은 부분에 ’종양‘ 등의 태그를 다는 일을 한다. 이처럼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아래 그림은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설명하고 있는 좋은 예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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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중국은 2017년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이미지로 포착한 정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것)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면서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데이터 라벨링 능력은 미국이 따라갈 수 없는 중국의 AI 분야 경쟁력”이라고 평했다.

일반적으로 제조공장에 도입하는 스카다(SCADA, 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시스템은 제조공장의 각 장비가 자동화 공정을 진행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로부터 장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스카다 시스템은 정보들이 각각 분산되어 있어 공장 관리자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제어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면이 있다. 이러한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이다.

IoT 기술과 PLC 통합 기술을 융합한 형태로 다양하고 복잡한 설비의 PLC 정보를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웹 기반 인터페이스를 통해 최적화해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분산 데이터를 수집해 전류이상, 모터이상, 레일이상 등의 PLC데이터를 모두 확인할 수 있으며, 빅데이터 관리 기술을 활용하여 관리자는 설비의 모든 정보를 PC 및 스마트폰 등을 통해 장소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한 눈에 확인, 제어, 분석, 처리할 수 있고, 수집된 데이터로 빅데이터 분석, 상관도 분석, 기간별 비교분석까지 해줘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인 공장 운용에도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기존의 스마트 팩토리에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솔루션의 고도화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는 인공지능과 정보통신(ICT)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와 공급망의 전 과정을 일반적인 자동화를 뛰어 넘어 이미 개인화된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적시맞춤(Fit in Time)형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조역량을 지속 가능하게 지능화시켜, 글로벌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미래형 공장이자 전사적 제조 지능화(EMI: Enterprise Manufacturing Intelligence)이며,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또한 인공지능과 연결되어 진화하고 있다.

이를 더욱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지능화의 출발인 데이터 라벨링 경쟁력을 강화하여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조업의 획기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바라봐야 한다. 미래의 일자리가 바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팩토리’에서 창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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