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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 사망, 책임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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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해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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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23세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고(故) 최숙현 씨가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2020.7.2 [고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



"최숙현 선수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다. 지금 형국은 팀닥터 등에게만 죄를 몰아가고 있는데 경주시체육회를 비롯해 경북체육회, 대한체육회도 모두 다 책임이 있다. 이들은 최 선수가 진정을 냈지만 문제를 처리하거나 해결하지 않았다."

고 최숙현 선수의 사망사건을 바라보는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최 소장은 "당연히 이기흥 대한체육협회 회장이 첫 번째로 책임져야 할 사람"이라면서 "(최 선수가 소속됐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 역시 해체돼야 한다. 철인3종경기협회장 역시 물러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소속으로 활동한 최숙현 선수는 생전에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산하 스포츠인권센터에 신고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2019년 10월 기준 국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접수된 폭력 및 성폭력 관련 신고 91건 중 대한체육회가 직접 조사해 처리한 건 3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96.7%는 해당 회원종목단체 또는 시도 체육회에 이첩했다.

아래는 4일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특별조사단 만들어졌지만 솔직히 기대는 안 된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문체부에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라고 지시했다. 이에 문체부는 특별조사단을 꾸렸다.
"솔직히 기대가 안 된다. 이미 대한체육회에는 스포츠인권센터와 클린스포츠센터가 있다. 이 역시도 2000년대 이번 사건과 유사한 폭행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민사회의 요구로 만들어진 거다.

지난해 1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을 때도 대한체육회는 사과하고 쇄신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나? 변한 게 없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제도나 시스템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결국 제도와 시스템을 운영하는 건 사람이라는 뜻이다. 운영을 잘못하면 시스템이 좋아도 소용이 없다.

대통령의 지시로 지금 상황에서 문체부가 조사단을 꾸린다고 하지만 이 사건은 이미 검찰로 이첩해서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다. 폭행 여부에 따른 형벌 여부는 검찰이 알아서 판단할 거다. 문체부의 역할은 지금까지 노력해서 만든 대한체육회 산하 스포츠인권센터와 클린스포츠센터가 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는지를 잡아내는 거다. 이 문제점을 밝히고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 대한체육회도 최 선수 사망 사건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입장문의 가장 큰 문제는 최 선수를 비롯해 유족들에게 '사죄한다' 또는 '사과한다'라는 말이 없다는 점이다. 그저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만 했다. 이 무슨 유체이탈 화법인가? 마치 대한체육회는 당사자가 아닌 것처럼 말하고 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 정도 인식만 갖고 있기 때문에 대한체육회에서 엄중한 조치를 내린다는 말이 더더욱 기대가 안 되는 이유다."

- 대한체육회 입장문, 어떤 점이 잘못됐나?
"대한체육회가 입장문을 아주 교묘하게 풀어냈다. 마치 정상적으로 조사해 경찰과 검찰에 수사를 넘긴 것처럼 표현했지만 (최 선수가 신고한)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서 조사 후 어떤 조치를 내렸는지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 역시 지금까지 대한체육회가 해왔던 식으로 형식적인 조사를 거친 뒤 철인3종경기협회에 자체 조사하라고 넘겼을 것이다. 이는 곧 협회 조사과정에서 피해자 보고 가해자랑 만나게 했다는 뜻이다.

가해자라는 사람들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보통 중학교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 고등학교와 대학교, 군대 다녀와 실업팀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감독까지 됐다. 웬만한 종목의 협회 사람들은 다 아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이들을 협회에서 조사한다? 제대로 된 조사가 있을 수 없다."

"이기흥 대한체육협회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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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이기흥 “자정기능 다하지 못해 사과 드린다” ▲ 지난 2019년 1월 15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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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선수 사망 이후 이기흥 대한체육협회 회장에 책임을 묻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하다. 처음으로 책임져야 할 인물이 바로 이기흥 회장이다. 지금까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가 가동된 걸 보면 체육회 간부들이 인권에 대해 갖는 의식이 어떠한지 그대로 알 수 있다. 이번 사건만 봐도 인권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 하지만 8월에 비체육인 중심의 '스포츠윤리센터'가 새롭게 만들어진다.
"(그것도) 제대로 안 될 거다. 어제(3일)도 몇 개 언론사에서 (보도자료) 받아서 그냥 썼던데,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출발했다. 윤리센터 역시 다른 인권센터와 마찬가지로 시민사회에서 독립된 기관을 만들자고 해서 시작된 거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됐고 통과가 돼 문체부에서 주도적으로 이행해 설립된 거다.

문제는 애초 취지 의도와는 다르게 크게 수정됐다. 당장 윤리센터 소장부터 비상임이다. 그럼 누구 체제로 운영이 될까? 문체부에서 나온 국장급 사무총장 위주로 돌아간다."

- 그게 왜 문제인가?
"일단 윤리센터가 세워진다 해도 자체적인 조사권과 징계권이 없다. 이렇게 되면 항상 결론이 똑같을 수밖에 없다. '징계 의뢰'. 윤리센터는 책임 있게 체육계 내부의 인권을 개선하고 부정부패 등을 타파하라고 만든 거다. 이 말은 스포츠윤리센터 소장이 외압을 견디고 책임지고 개혁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비상임이다. 이게 이해가 가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스포츠윤리센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스포츠윤리센터를 어느 기관 산하에 두냐를 놓고서 정부 부처 간 갈등이 있었다. 결국 문체부 산하로 윤리센터가 들어가게 됐다. 사무총장 역시 문체부 국장급이 하기로 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문체부가 윤리센터를 통제한다는 말이다. 물론 문체부 안에서도 체육계 개혁을 외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장·차관이 바뀔 때마다 정책 기조 역시 바뀔 수밖에 없다. 왜냐? 공무원이니까. 당장은 의지를 갖고 가동된다 해도 결국은 정권의 영향력에 벗어날 수 없다. 과연 윤리센터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이런 종류의 사건이 근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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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성동에 있는 경주시체육회 사무실에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체육회는 전 경주시 소속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 최숙현 선수가 지도자와 선배들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독과 선수들을 불러 인사위원회 청문 절차를 밟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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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철인3종경기 팀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해체시켜야 한다. 이미 최 선수 사망 사건은 그 정도 수준을 뛰어넘는 일이 됐다. 경주시체육회는 자기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 것처럼 팀닥터 등에게 죄를 몰아가고 있다.

확실한 건 경주시체육회도 최 선수의 진정을 받은 기관이다. 이를 처리하지 못한 큰 죄가 있다. 이번 사건이 팀닥터 하나로만 끝나선 안 된다. 한 선수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주시청 철인3종팀은 당연히 해체돼야 한다. 철인3종협회 회장 역시 물러나야 한다."

- 예상을 뛰어넘는 징계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왜 외국처럼 적극적인 대응을 못하고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지 다시 한 번 살펴야 한다. 최소 미국 체조팀에서 발생한 사건 때처럼 징벌적인 징계를 내려야 한다. 그래야 파산 후 다시 새출발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을 해체하고 새출발해야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분노가 아니다.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다. 침착하게 왜 이러한 사건이 반복됐는지 살피고 어디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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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 최동호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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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moviekjh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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