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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北 최선희,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미국 잔꾀… 만나보지 않아도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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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조미(북·미)대화를 정치적 위기 해결 도구로만 여기는 미국과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 북·미정상회담이 추진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 부상은 4일 발표한 담화에서 “사소한 오판이나 헛디딤도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초래하게 될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조미관계의 현 실태를 무시한 수뇌회담설이 여론화되고 있는 데 대해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조미수뇌회담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미국 집권층이 공감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며 “이미 이룩된 수뇌회담 합의도 안중에 없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집요하게 매여달리고 있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최 부상은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아직도 협상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우리는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 누구의 국내 정치 일정과 같은 외부적 변수에 따라 우리 국가의 정책이 조절·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해 외교적 성과를 내고 재선에 성공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한·유럽연합(EU)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북·미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한은 주변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지난달 리선권 외무상이 발표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도 “우리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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