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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독립기념일에 "미 역사 지키겠다" 진보진영·언론 맹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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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 발견서 시작된 미 방식 유지할 것"…지지층에 결집 호소

'미국 영웅' 나열하다 킹 목사도 언급…"미 코로나 99% 무해" 주장

연합뉴스

독립기념일 백악관 행사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미국의 역사를 수호하겠다며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촉발된 진보진영과 언론의 과거사 청산 움직임을 맹공했다.

전날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전야 불꽃놀이 행사에서 한 연설의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해지며 재선 가도에 비상이 걸리자 독립기념일을 지지층 결집에 활용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독립기념일 축하 연설에 나서 "우리는 급진 좌파와 마르크스주의자, 무정부주의자, 선동가, 약탈자를 격퇴하는 과정에 있다"고 운을 뗐다.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비롯해 노예제 옹호 등의 전력이 있는 인물에 대한 동상 파괴 시도를 싸잡아 급진 좌파 등으로 묶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난 무리가 우리의 조각상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역사를 지우고, 우리의 아이들을 세뇌하고, 우리의 자유를 뭉개도록 놔두지 않겠다"면서 "1492년 콜럼버스의 미국 발견으로 시작된 미국적 삶의 방식을 보호하고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분명하고도 충실하게 미국의 역사를 지키길 원한다. 우리는 하나의 미국이고 미국을 최우선에 둔다"면서 "그들의 목표는 파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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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가 짐이 아니라며 미국의 영웅들을 내던지지 않고 기리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 등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된 역사적 인물을 줄줄이 거론했는데 흑인 지지층을 의식한 듯 민권운동의 상징 마틴 루서 킹 목사도 함께 언급했다.

주류 언론을 겨냥해서는 "나를 비방할 뿐 아니라 미국인을, 미국을 위해 삶을 바친 각 세대의 영웅들을 비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거론하며 재차 중국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중국의 속임수와 은폐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퍼졌다며 "중국은 완전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진전을 만들어냈고 우리의 전략은 잘 굴러가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주장을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까지 약 4천만명을 검사했다"며 "환자 수가 많은 것은 어떤 나라도 검사 규모나 질에서 우리처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만큼 검사를 한 결과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지만 99%는 완전히 무해(harmless)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99%가 무해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어 "최근 미국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도 허위 사실과 잘못된 주장으로 코로나의 세계적 대유행을 평가절하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또다시 들먹였지만 백악관은 지금껏 구체적으로 중국에 어떤 책임을 지울 것인지를 말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악관 잔디밭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코로나19 대응에 헌신한 의료진을 비롯해 군 관련 인사와 가족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러시모어산에서 열린 불꽃놀이 행사에서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겨냥해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고 우리의 영웅을 훼손하는 무자비한 캠페인"이라고 비난, 통합보다는 분열에 방점을 찍은 연설을 했다.

이날 연설도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지율 하락을 보여주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며 재선 가도에 비상이 걸린 와중에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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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
[EPA=연합뉴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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