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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코로나에 수도권인구 급증하는데…집값 안오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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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예고한 가운데 과거 집값이 상승·하락한 주요 원인이 실업률과 인구 증감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 물가상승률, 정부 대책보다 실물 경기적 요소가 주는 영향이 훨씬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방에서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이 더욱 수도권으로 몰려들면서 수도권 임대료를 비롯해 주택값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확한 원인 분석에는 눈을 감고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갭투자' '투기 세력' 등 전쟁하듯 내놓는 부동산 대책이 실효는 없이 정책 내성과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백인걸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과 노산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경제학회지에 등재한 '전국 및 지역 요인에 의한 주택가격 동조화 현상' 논문에서 "한국 주택시장은 금리, 물가, 정부 정책 같은 요인보다 지역별 실업률과 인구 순유출·유입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참여정부 시절 집값 폭등기인 2004년부터 문재인정부 이후인 2018년 3분기까지 전국 주택 가격과 금리·물가 같은 전국 요인의 상관계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상관계수는 2004년 1분기~2009년 4분기 0.79에서 2015년 3분기~2018년 3분기 0.26까지 낮아졌다. 상관계수가 낮을수록 금리·물가가 집값과 따로 움직였다는 의미다.

이 기간 집값에 큰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지역별 실업률과 인구 순유출·순유입이 꼽혔다. 백 위원은 "지역 경기 침체로 인한 높은 실업률과 인구 유출은 지역 주택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과 동시에 지역 요인에 의한 영향력을 확대했다"며 "그 반대 경우에도 집값 상승률을 설명하는 데 있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실업률이 1%포인트 오를 때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는 지역 요인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20% 이상 커졌다. 쉽게 말하면 일자리가 줄면 집값이 하락했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집값이 상승했다는 얘기다. 인구 유출로 인한 영향력이 가장 크게 나타난 지역은 서울, 울산, 대전 등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고용정보원이 이날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도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집값 변동 원인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4월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만7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8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24세 43.4%(1만1925명), 25~29세 32.1%(8816명)로 20대가 전체 수도권 유입 인구의 4분의 3 이상(75.5%)을 차지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경기 지역 주택매매가격은 올 1월 0.48% 상승에 그쳤지만 2월 0.78%, 3월 1.31%로 갈수록 상승폭이 커졌다.

이처럼 청년층 인구가 급속히 수도권으로 향하면서 지방 소멸 위험도 커졌다. 전국 228개 시·군·구 기준 소멸위험지역은 지난해 5월 93개(40.8%)에서 올해 4월 105개(46.1%)로 12곳 증가했다. 각 연도 5월 기준으로 2017~2018년, 2018~2019년 1년간 각각 4곳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보고서는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이라고 정의했다. 소멸위험지역 기준이 된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이다.

이처럼 수도권으로 인구 유입이 계속되고 지방은 유출이 가속화하는 반면 지역별 주택 공급은 격차가 있어 서울·수도권과 지방도시 간 집값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8년 말을 기준으로 전국 주택보급률은 104.2%로 집계된 반면 서울은 전년 96.3%보다 오히려 하락한 95.9%로 나타났다.

[김태준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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