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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故 최숙현 선수 사건에 정치권 요동…추가 폭로에 진실공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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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 추가 폭로에도 가해 지목 감독·선수 "폭행 안했다"…박정 의원 "국회 차원 청문회 열자"

박양우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 은폐·축소 의혹도 수사 요청"…임오경 의원 '부적절 통화 내용' 논란도

뉴스1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 김규봉씨(왼쪽부터), 선수 B씨, C씨가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7.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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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정윤미 기자 =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6일 정치권으로 급속히 옮겨붙었다.

국회는 상임위를 중심으로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고, 고인의 동료 선수들은 국회를 찾아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감독과 선수 2명, 팀닥터의 가혹 행위를 추가 폭로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김 감독 등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고인에 대한 가혹행위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 선수를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산시체육회 역시 혐의를 부인했다.

최 선수 동료들과 김 감독 등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피해자와 피의자를 대상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최숙현 동료 "주장이 '옥상서 떨어져라' 협박…지옥 내몰았다"

최 선수의 동료 선수들은 이날 국회를 찾아 평창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총감독 출신인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들에게 당한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A선수는 감독에 대해 "점심에 콜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더니 뺨과 가슴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감독한테서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80만~100만원 가량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다" 등 새로운 피해 사실도 밝혔다.

B선수는 "주장 선수는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며 "주장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다. 저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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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 A씨와 질의응답을 마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0.7.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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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폭행한 팀닥터 누구냐"…문체부 "정보가 없다"

최 선수 동료들의 기자회견 이후 문체위는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경주시체육회, 부산시체육회 등을 상대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여야 의원들은 최 선수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팀닥터와 관련한 사항 등에 대한 추궁에 나섰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경주시체육회는 오직 팀닥터만 문제라고 한다. 그런데 고인이 남긴 메시지를 보면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게 바로 은폐다. 지금은 조사할 때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할 때다. 누가 은폐했는지 책임자를 수사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사람이 반대로 선수를 구타했다. 어떤 방법으로 성인 여성이 갈비뼈에 금이 가도록 구타당한 것이냐"라며 "고문기술자, 구타기술자라고 뉴스에 나오는데 왜 없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경주시체육회가 팀닥터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답하자 도종환 위원장은 "지금 다른 선수들은 폭력 외에도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주요 정보가 없으면 어떻게 회의를 진행하나. 앞으로 무슨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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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 A씨를 향해 질의하고 있다. 2020.7.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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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선수 "폭행·폭언 안했다"…민주당 "청문회 개최하자"

이용 통합당 의원은 이날 상임위에 출석한 김 감독과 남자선수 C씨, 여자선수 D씨를 향해 "혹시 피해자들과 또는 최 선수에게 사죄할 생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 감독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 성실히 임했다. 감독으로서 관리 감독, 선수 폭행에 무지했던 부분들에 대해 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C씨는 "(폭행이나 폭언을 한 적이) 없다. 죽은 것은 안타까운데 사죄할 것은 없다"며 "(사죄할 필요가 없다는) 그런 것이 아니라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라고 답했다. 또 D씨는 "(최 선수를) 폭행한 적 없다.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동료, 친구가, 후배가, 제자가 사망했다. 무엇이 그렇게 당당하냐. 폭행, 폭언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죄할 마음도 전혀 없다는 말인가"라며 "국회의원 생명을 걸고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임오경 민주당 의원의 폭행 여부에 대한 추궁에도 "처음에는 못보고 소리를 듣고 뒤돌아봤다. 바로 (팀닥터의) 허리를 잡고 말렸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당 박정 의원이 녹취록 내용을 거론하며 폭행 여부를 추궁했지만 부인했다.

부산시청 감독 역시 "최 선수가 처음 왔을 때 경주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또 "최 선수가 이 일을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용기를 줬고, 저희 팀이 다 있는 데서 그 이야기를 했다"며 회유 의혹을 부인했다.

박정 의원은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가 이뤄졌고, 소위 팀닥터가 있다. 피해자, 피의자들 다같이 불러서 청문회를 할 필요가 있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문체부 자체에서도 진상조사가 이뤄지겠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공개적인 진행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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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2020.7.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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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주무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은폐·축소 의혹도 수사 요청"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이날 문체위 긴급 현안질의에서 "주무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마땅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져야 할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고, 기존 시스템은 새로 보강될 여러 시스템과 잘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달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는 수사 고발까지는 할 수 있지만 강제권 없는 조사만 할 수 있다"며 "스포츠인권의 독립기구로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서라도 센터에 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폐·축소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3월에 고소장이 접수됐다. 그래서 검찰을 비롯한 유관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요청할 것"이라며 "그것까지 포함해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최 선수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체육계 대표로서 사과의 말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하고, 철저한 교육을 통해서 구성원의 사고를 바꾸겠다"며 "이를 통해서 조직문화를 바꿔나가겠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임오경, 부적절 통화 논란에 "진상규명 두려운 세력과 언론 결탁"

이런 가운데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임오경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 선수 동료들과 전화 통화에서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는 논란을 빚었다.

임 의원은 이날 문체위 긴급 현안질의에서 "짜깁기식 보도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다"며 "진상규명이 두려워 물타기 하려는 체육계 세력과 보수언론이 결탁했다고 본다. 무엇이 두렵나"라고 반발했다.

앞서 TV조선은 "좋은 팀으로 왔고, 좋게 잘 지내고 있는데 지금 부산 선생님은 무슨 죄가 있고, 부산 체육회가 무슨 죄가 있고.. 왜 부산 쪽까지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는지", "왜 이렇게 부모님까지 가혹하게 이렇게 자식을, (가해자들을) 다른 절차가 충분히 있고, 징계를 줄 수 있고 제명을 시킬 수도 있는 방법이 있는데 어린 선수에게 검찰과 경찰조사를 받게 했는지" 등 내용이 담긴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임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번 폭력사건이 철인3종경기 전국팀에서 일어나는 행위가 아니라 경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고 싶다"며 "부산체육회도 이 사건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걱정한 것인데, 무엇이 잘못 되었느냐"고 반박했다.

또한 "최 선수는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매우 힘들어했다는 사실이 친구와의 녹취록에서 나온다. 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픈 마음의 표현, 무엇이 잘못되었느냐"며 해당 녹취 부분에 대한 전체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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