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장룬 칭화대 법대 교수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고 정치 개혁을 요구한 중국 칭화대 법대 교수가 6일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빈과일보는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명경망 운영자 허핀(何頻)의 소셜미디어(SNS)를 인용해 쉬장룬(許章潤) 칭화(淸華)대 법대 교수가 이날 베이징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경찰차 10여대가 이날 오전 쉬 교수의 자택을 둘러싼 후 그를 연행했다.
경찰이 이날 쉬 교수를 체포하며 적용한 혐의는 그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성 매수를 했다는 것이다. 쉬 교수의 한 지인은 “그의 성품이 어떠한지 친구들이 다 알고 있는데, 경찰이 이러한 혐의를 씌운 것은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허핀은 “쉬 교수는 병환이 깊고, 칭화대에서 정직 처분을 받은 후 수입이 대폭 감소해 곤궁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는 당국을 비판하는 글을 계속 발표해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분노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쉬 교수는 2013년부터 중국의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글을 꾸준히 발표했다. 2018년 7월에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길을 터준 개헌을 비판하고 주석 임기제 회복, 개인숭배 금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진상 규명 등 8가지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3월 칭화대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쉬 교수는 정권 비판의 붓을 꺾지 않았다. 그는 올해 초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렵지 않다’는 글에서 “공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완전히 봉쇄됐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었다”고 중국 지도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또 “독재하에서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관료들의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성과를 낼 의지가 없는 용렬한 관료들만 넘쳐난다”고 비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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