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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때리고 욕하고···'최숙현의 지옥 같은 악몽' 팀닥터, 그는 가까이에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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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 폭행과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당시 23세) 선수 사건의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최 선수의 유족이 가해자로 지목한 팀닥터(운동처방사)가 최 선수가 부산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기기 직전인 지난해까지 경북 경산시에 있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숙소 근처에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팀 닥터는 최 선수의 숙소 인근에 위치한 원룸에서 지난해 말까지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팀 숙소에 드나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는 매체에 전했다.

당시 최 선수가 소속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경주에 50m 길이를 보유한 수영장이 없어 경산시 경북체육고등학교 수영장 등에서 훈련을 했고 이 과정에서 근처 원룸을 구해 숙소로 사용했다. 때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다시 실업팀에서까지 팀닥터가 최 선수 주변에 있었던 것이다.

이 팀닥터는 최 선수 ‘가혹행위’의 핵심 인물로 전해진다. 팀닥터는 일반적으로 운동 경기에서 선수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진을 말하지만 해당 팀닥터는 의사 면허는 물론 물리치료사 등 다른 자격 등도 갖추고 있지 않은 운동처방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팀닥터는 자신을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의사’라고 선수단 등에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팀닥터는 선수단 부모들로부터 매달 일정 금액의 돈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6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팀닥터가 숙현이 심리치료를 한 뒤 다른 남자동료들한테 ‘쟤는 내가 심리치료를 해서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서 애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의사 면허도 없고 물리치료사 자격도 없는데. 의사가 아니니까 그런 소리를 했을 것이다. 선수 부모들끼리는 ‘쟤 돌팔이가 아니냐’ 의심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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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팀 닥터) 본인도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의사다라고) 하고 주위 분들도 그렇게 얘기를 하고 (동료선수 부모 모두) 그렇게 알고 있었다”며 “선수 몸관리 비용으로 한 달에 100만원씩 팀 닥터 앞으로 입금했다. 심리치료비는 별도로 줬다. 팀 전체 선수들에게 다 그렇게 했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는 최 선수에게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주장인 여자 선배를 영구제명하기로 했다. 남자 선배인 김모씨도 10년의 자격정지를 받았다. 반면 팀닥터로 알려진 운동처방사 안모씨는 협회 소속이 아닌 만큼 징계하지 못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고 이런 징계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인 안영주 공정위원장은 “공정위가 확보한 관련자 진술, 영상 자료들과 징계 혐의자 진술이 상반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진술과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징계 혐의자의 혐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최고 수위 징계’를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스포츠공정위 위원은 7명이지만, 이날 한 명이 참석하지 못해 6명이 심의했다. 안영주 위원장 등 법조인 3명, 대학교수 3명으로 구성한 스포츠공정위는 협회가 제공한 자료를 면밀하게 살핀 뒤 가해 혐의자 3명을 따로 불러 소명 기회를 줬다.

현재 경북지방경찰청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 폭행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2개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있다. 최 선수 외에도 팀 내에 15명이 피해 사실을 경찰에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운동부 숙소에서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가족에게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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