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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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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벼운 독감'이라던 브라질 대통령, 결국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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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내린 채 "난 괜찮아…근처 산책하고 싶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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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평소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이라고 평가 절하하며 무시해왔던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 브라질 대통령이 결국 코로나19에 걸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날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전날(6일)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평소와 달리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한 그는 “내가 이전에 말한 것처럼 코로나19 때문에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상이며 매우 몸 상태가 좋다”고 했다. 코로나19에 걸렸음에도, 여전히 심각성을 깎아내린 셈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회견 도중에도 마스크를 내리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그는 마스크를 벗은 채 “내 얼굴을 보라. 나는 정말 괜찮다”며 “이 근처를 산책하고 싶지만 의사들의 권고에 따라 그렇게 하진 않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의료진은 말라리아약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처방했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밤과 이날 오전 두 차례에 걸쳐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군 병원에서 폐 검사도 받았는데,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미 대사관에서 관계자들과 오찬을 한 뒤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찬에는 외교·국방 등 5개 부처 각료와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따라서 토드 채프먼 주브라질 미 대사를 포함해 당시 자리에 동석한 이들은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해왔던 대표적 인물 중 하나다. 브라질 보건당국의 경고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고 지지자들과 포옹하는 등의 행동을 보여 논란을 일으켜왔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63만명에 육박,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사망자 수는 6만50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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