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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가 자율주행 시대 5년 당겼다, IT기업엔 금광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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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국내에 자율주행이 본격 시작하는 해가 될 겁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율주행의 확산이 5년은 더 당겨질 거라고 봅니다. 완성차 및 IT 기업들에 어마어마한 기회가 올 겁니다. 이 시장을 놓쳐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국가혁신클러스터 R&D연구단장은 첨단교통체계 전문가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차들이 다니려면 교통 신호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가 박사 학위 주제였다. 이 연구가 자율주행 기술과 연결되었고, 지금은 세종시의 자율주행 교통 체계를 주도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가 참여하고 있는 세종시 자율주행 실증사업은 최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뉴질랜드에서 자율주행 셔틀 ‘오미오’를 두 대 들여오며 기술 국산화를 시작했다. 오미오는 세종시의 주거 단지에서 사람을 태워 간선급행버스 역까지 데려다준다. 최대 시속 30㎞로 달리며 운전자 없는 대중교통이 과연 가능한지 실험하게 된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폴인이 현대모터스튜디오와 함께 여는 〈퓨처포럼 : 모빌리티 혁신가들,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하다〉에 연사로 서는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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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셔틀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는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국가혁신클러스터 R&D연구단장은 "2025년이면 본격 자율주행 시대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사진 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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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최근 자율주행 셔틀 ‘오미오’를 뉴질랜드에서 들여오셨죠. 우리보다 뉴질랜드의 자율주행 기술이 앞서있다니 의외네요.

A : “국가 간 자율주행 기술 비교는 어렵습니다. 오미오를 만든 회사는 10년 전부터 자율주행 셔틀 시대를 준비해 왔어요. 한국교통연구원이 롯데정보통신과 손을 잡고 이 셔틀을 들여왔고, 이제 제휴를 통해 기술을 국산화하기 시작할 겁니다.”

Q : 세종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실증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A : “오미오는 전체 사업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2023년까지 세 가지 목적의 자율주행 셔틀이 도로를 달릴 수 있는지 검증할 거에요. 일반 도로를 시속 50㎞로 달리는 셔틀과 공원 내부를 주행할 셔틀 등 다양한 목적의 셔틀이 각 나라에서 도입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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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종시 자율주행 셔틀 실증사업을 위해 국내에 들어 온 뉴질랜드의 '오미오'. 롯데정보통신은 기술 제휴를 통해 오미오의 기술을 국산화할 계획이다. [사진 한국교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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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 실증 사업이 끝나고 나면 어떤 미래가 오는 건가요.

A : “2023년까지 실증 사업이 완료되면 2025년부터 세종시에서 200대 정도의 자율주행 셔틀이 운행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지는 겁니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오는 겁니다.”

Q : 5년 뒤에 본격 자율주행 시대라니,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A : “차량 기술에는 문제가 없을 걸로 봅니다. 관건은 도로와 인프라입니다. 도로 곳곳에 센서가 필요해요. V2X(Vehicle to Everything)이라고, 자동차가 주변의 사물 및 도로 인프라 등과 데이터를 교신할 수 있어야 하죠. 그야말로 스마트 도시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Q : 엄청난 시장이 열리겠군요. 많은 기업들이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 “글로벌 도시들이 순차적으로 스마트화될 거란 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금광과 같은 기회가 될 겁니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와 통신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 업체나 중소 IT 업체 중에서 아직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지 못한 곳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Q : 예를 들면 어떤 새로운 기회가 있는 거죠.

A : “도로 운영 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서울 시청 지하에 커다란 도로 운영 센터가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국내 40개 도시에는 도시 전체의 교통 데이터가 모이는 센터들이 있습니다. 스마트 도시가 구축되면 여기에 몰려드는 데이터가 고도화돼야 합니다.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교통 지능 체계가 구축돼야 하는 거죠. 한국 IT 기업들이 이런 사업의 기회를 잘 잡는다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합니다.”

Q : 우리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차에 운전자가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의 시대는 언제쯤 올까요.

A :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 4라고 하는데요, 일반 승용차 기준에서 이 레벨 4가 완성되는 건 2027년이나 돼야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쏘나타 같은 보편적 완성차 모델에 이 기술이 보급되는 시점은 2030년대 중반 정도가 될 겁니다.”

Q : 생각보다 먼 미래네요. 코로나로 인해 자율주행 시대가 앞당겨질 거라고 보시나요.

A : “그렇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셔틀만 본다면 5년 정도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대표적인 예가 주요 광역시들이에요. 2030년 정도로 생각했던 자율주행 셔틀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 대중 교통에 대한 수요가 줄고 온디맨드(On-Demand), 즉 수요에 맞춰 움직이는 중소형 규모의 대중 교통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이에요. 이런 추세는 더 확산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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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구축은 자율주행 시대의 선결 과제다. 사진은 일본 도요타가 CES2020에서 제시한 스마트시티의 청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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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그의 견해는 폴인의 〈퓨처포럼 : 모빌리티 혁신가들,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하다〉에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이 포럼은 7월 23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리며 온라인으로도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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