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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단백질 접힘 과정’ 관측 성공…“치매·파킨슨병 신약 개발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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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KAIST 이효철 교수 연구팀, 단백질의 깔때기꼴 접힘 가설에 대한 실험적 규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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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 모식도/자료=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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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카이스트(KAIST) 화학과 이효철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접힘 경로에서의 단백질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결정하는 고유의 접힘 과정은 가장 중요한 생체 반응이다. 때에 따라 발생하는 잘못 접히는 과정은 단백질의 정상 기능을 방해하며, 알츠하이머, 광우병, 파킨슨병 등을 일으킨다.

잘 접혀있는 단백질이 풀리는 과정은 비교적 쉽게 연구할 수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지만,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은 연구가 힘들었다. 풀려있는 단백질이 특정 구조를 가지지 않고 매우 다양한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엑스선 산란 신호 분석법을 개발·적용해 이 문제를 풀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시간 분해 엑스선 펄스를 이용해 단백질 접힘 과정을 고속 연사 촬영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얻을 수 있었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단백질에 대해 일정 시간마다 엑스선 산란 신호를 얻게 되면 일종의 연속 스냅숏 사진들을 얻을 수 있는데, 해당 사진들에 찍힌 엑스선 산란 신호로부터 단백질의 구조를 추출하면 단백질의 움직임을 영상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그간 단백질 접힘에 대한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됐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3차원 구조 관점에서 규명했다.

연구팀은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이 기존에 알려진 보통의 지수함수 형태가 아닌 늘어진 지수함수의 형태를 따른다는 것을 확인했다. 화학반응에서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의 의미는 무수히 많은 지수함수의 중첩을 의미하며, 이는 단백질의 풀림 상태가 고유의 접힘 상태로 진행하면서 극도로 다양한 접힘 경로를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관측결과는 기존 이론적으로만 제시됐던 극도로 다양한 풀림 구조들이 고유의 접힘 구조로 진행한다는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중요한 결과다.

연구팀은 “단백질 접힘 과정에 대한 이해는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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