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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학생 간 감염' 사례 발생에도 등교 강행… 불안한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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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구서 연기학원발 집단감염 발생 / 학원 다닌 재학생 모교 등 4개 고교 등교 재개 / 학부모들 "왜 등교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분통 / 시교육청, 등교수업 학교 현황조차 내놓지 못해

세계일보

지난 3일 3학년 학생 1명이 코로나19 양성 확진을 받은 대구 경명여고에서 학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우려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학생 간 감염’ 사례가 대구에서 발생했지만, 여전히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전면 등교 수업을 강행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9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연기학원을 다닌 재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원격수업을 한 경명여고와 성서고, 남산고, 예담학교 등 4개 고교가 등교수업을 재개했다. 전교생이 3학년인 예담학교는 매일 등교수업을 한다. 다른 3개교는 3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1·2학년은 격주로 등교해 수업한다.

방역당국이 지난주 학생과 교직원 등 1600여명을 상대로 진단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다행히 학교 내 추가 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면 등교 수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여전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교육청은 전면 등교수업을 하는 학교 현황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학교 규모별 차이가 크게 나고 전면 등교 수업을 결정하고도 논의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이유다. 등교 수업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학교 측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발을 빼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초·중학교에서 학년별 격주, 격일 등의 방법으로 등교하고 있고, 소독제, 학생생활지원인력 배치 등을 하는 만큼 등교 수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부모와 제주 여행을 다녀온 학생 1명이 확진된 달성군 유가초등학교 학생도 음성 판정을 받아 격일 등교에 들어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만큼 교육청에서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등 학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발생한 학원발 확진자들이 경로조차 파악이 되지 않으면서 ‘n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등교 중지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한 학부모는 “학교 내에서는 학생들끼리 전파된 사례가 없지만 학원에서 결국 이렇게 되지 않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다른 학부모는 “언제 학교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왜 등교를 고집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북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방역이나 등교 수업 운영과 관련해선 학교 측에 자율권을 준다며 맡겼지만 정작 등교 중지 결정은 자율권을 주지 않느냐”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학사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등교 중지가 안 된다면 등교수업 전반의 틀을 다시 짜고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현진 대변인은 “등교수업이 언제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단계별 등교수업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선 지난 3일 연기학원발 집단감염이 발생해 4월 7일(13명) 이후 86일 만에 두자릿수 신규 확진자(14명)가 나와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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